[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 4명 중 제청 대상자가 이번 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초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사퇴한 지 2달여 만이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르면 이번 주 초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과 배성범 법무연수원 원장, 구본선 광주고검장,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 중 1명을 금명간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할 방침이다.
문 대통령이 후보자로 지명하면 이후 인사청문회를 거쳐 검찰총장이 최종 임명되며, 이달 말 또는 6월 초 임기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임기가 내년 5월까지인 만큼 새 검찰총장은 사실상 현 정부 마지막 검찰 수장이며, 이에 따라 제청 과정에서는 청와대의 의중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위원장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는 지난달 29일 검찰 내·외부의 신망, 검찰 개혁에 대한 의지 등 검찰총장으로서의 적격성 여부를 심사해 김오수 전 차관 등 4명을 박 장관에게 추천했다.
김오수 전 차관은 박상기·조국·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당시 차관을 역임해 현 정부의 개혁 방향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에서 유력한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김 전 차관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긴급출국금지 사건에 연루된 상태로, 수원지검 형사3부(부장 이정섭)로부터 서면 조사를 받았다.
박범계 장관은 지난달 30일 "인사권자인 대통령께서 인사권을 잘 행사할 수 있도록 심사숙고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김 전 차관이 유력하다는 전망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는 "유력하면 심사숙고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라고 밝혔다.
배성범 원장은 추 전 장관 취임 후 단행된 고위 간부 인사에서 당시 한동훈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과 박찬호 공공수사부장 등 윤 전 총장의 참모진이 지방청으로 발령되는 가운데서도 고등검사장급으로 승진해 법무연수원장에 보임됐다. 이에 대해서는 서울중앙지검장 재임 당시 조 전 장관 가족 수사를 총괄해 일선 수사와 무관한 법무연수원으로 발령받는 등 좌천성 인사란 의견도 나왔다.
구본선 고검장도 배성범 원장과 함께 고등검사장급으로 승진해 대검 차장검사로 보임됐지만, 추 전 장관이 윤 전 총장에 대해 징계 청구와 직무 정지 명령을 내렸을 당시 다른 고검장들과 함께 "판단을 재고해 달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낸 점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조남관 차장검사는 고등검사장급으로 승진해 대검 차장검사로 보임된 후 윤 전 총장이 사퇴한 이후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조 차장검사는 지난 2월 중간 간부 인사와 관련해 "임의적인 핀셋 인사는 하지 말라"는 강력한 의견을 냈고, 박 장관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재판과 관련한 모해위증 사건에 대해 지시한 대검 부장회의에 일선 고검장들도 참여하도록 하기도 했다.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열린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모습.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