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SK(034730)그룹의 홍보물에서 '남성 혐오'를 연상하는 이미지가 사용돼 논란이다. SK그룹은 게시물을 즉시 내렸지만 직원들의 항의는 이어지고 있다.
남성 혐오 논란에 휩싸인 SK ‘mySUNI 반도체 챌린지’ 홍보물. 자료/블라인드
6일 SK그룹 사내 게시판에 따르면 SK그룹은 지난 3일 직원 대상 온라인 학습 플랫폼 마이써니(mySUNI)에 'my UNI 반도체 챌린지'라는 홍보물을 올렸다.
문제의 홍보물에 사용된 표식을 보면 국내 여성주의 커뮤니티 '메갈리아'를 상징하는 월계수 잎이 그려져있다. 반도체 과학자로 그려진 남자 4명의 경우 머리가 하얀 사람 셋(외국인)이 엄지와 검지를 모은채 '집게 손'을 하고 검은 머리(한국인)의 하반신을 보며 웃고 있다. 해당 손 모양은 한국 남성의 성기가 작다고 조롱하는 의미로 알려져 있다. 홍보물에 사용된 원본 캐릭터 이미지와 비교해봐도 고의적으로 캐릭터의 머리색과 손에 들고 있는 것을 편집한 것을 볼 수 있다.
Freepik 페이지에 올라온 과학자 캐릭터 이미지 원본. 자료/Freepik
직원들 사이에서 논란이 확산되자 SK 담당자는 사내게시판에 부적절한 이미지가 사용된 데 대한 사과문을 올렸다.
사과문에는 SK그룹은 "문제가 된 홍보물은 학습을 안내하기 위해 '반도체 과학자'를 컨셉으로 기획됐고 외부 대행사에 맡겨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은 이미지가 사용됐다"면서 "홍보물을 검수하고 게시하는 과정에서 문제점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홍보물은 문제 인시 즉시 삭제했고 앞으로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 프로세스를 철저히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SK그룹의 발 빠른 대처에도 직원들은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보면 직원들은 "외부 대행사로 책임 전가 말고 디자인 업체에 내용증명 보내고 정식으로 책임자 색출해서 사과해야 한다", "일하다가 잘못되면 외주 탓하면 되나", "대행사에 맡기고 확인도 안 하고 일하기 (참) 쉽다" 등의 지적이 이어졌다.
편의점 GS25의 경우 지난 1일 올린 이벤트 홍보 포스터가 남성 혐오 논란에 휩싸이면서 불매운동 조짐까지 일고 있다. 해당 포스터 속에도 이번 SK 홍보물 사례와 마찬가지로 집게 손 모양이 그려져 있었다. 포스터에서 손 옆에 있는 소시지 그림도 남성 성기를 조롱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논란이 확산되자 GS25는 지난 2일 사과문을 올려 "내부적으로 무겁게 받아들여 앞으로 논란이 될 만한 내용에 대해 철저히 모니터링해 더욱 세심한 검토와 주의를 기울이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