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이른바 '공소권 유보부 이첩' 내용을 포함한 사건사무규칙이 논란이 된 가운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검찰, 경찰과 실무협의회 재개를 추진한다.
공수처는 지난 1차 공·검·경 실무협의회 개최 이후 추가 논의를 이어가기 위해 기관 내부적으로 협의회 재개를 준비 중이라고 11일 밝혔다.
앞서 공수처는 3월29일 정부과천청사 인근에서 공수처법 관련 관계기관 실무협의회를 개최했다. 여운국 공수처 차장이 주재한 1차 협의회는 박기동 대검찰청 형사정책담당관, 최준영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구조개혁담당관이 참석해 공수처법에 규정된 사건의 통보, 이첩 등에 대한 소관 입장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공수처는 이후 이달 4일 공소권 유보부 이첩 내용을 포함해 사건의 접수·수사·처리와 공판 수행 등 사건사무 처리에 관한 전반적인 업무 관련 사항을 담은 사건사무규칙을 제정·공포했다.
이에 대해 대검은 "'공소권 유보부 이첩' 등을 담은 공수처 사건사무규칙은 법적 근거 없이 새로운 형사 절차를 창설하는 것으로 적법 절차 원칙에 위배될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 형사사법 체계와도 상충할 소지가 크다"는 입장을 냈다.
아울러 "검사 등의 고위공직자범죄에 대해 사법경찰관이 공수처에 영장을 신청하도록 규정한 것은 형사소송법과 정면으로 상충할 뿐만 아니라 사건관계인들의 방어권에도 지장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또한 공수처가 수사 후 검찰에 송치해야 하는 사건에 대해 공수처가 불기소 결정을 하도록 규정한 것은 법률상 근거가 없고, 고소인 등 사건관계인들에게 혼란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고 반박했다.
공수처는 다시 "공수처 사건사무규칙은 공수처법 45조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대통령령에 준하는 효력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법경찰관의 공수처 영장 신청에 대해서는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를 방지하기 위해 공수처에 검사에 대한 공소권이 부여된다"며 "대검의 주장은 검사 비위에 대해 검찰에 영장을 신청하란 뜻으로 검사 비위 견제란 공수처법에 반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헌법재판소는 지난 1월28일 공수처 검사의 영장청구권을 명백하게 인정했는데, 검찰은 헌재의 결정을 도외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공수처의 불기소 결정이 법률상 근거가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공수처법 27조는 공수처의 불기소 결정권을 명문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처장이 11일 정부과천청사 공수처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