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가습기살균제 2심 시작...버닝썬 '경찰총장' 선고

입력 : 2021-05-16 오전 9:00:00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유독성 가습기 살균제 판매 혐의로 기소된 전직 SK케미칼·애경산업 대표 항소심이 이번주 시작된다. 클럽 버닝썬 사건으로 가수 승리와 유착 의혹을 산 '경찰총장' 윤규근 총경 항소심 선고기일 등도 열린다.
 
과학자 비판받은 가습기살균제 무죄, 2심 주목
 
서울고법 형사2부(재판장 윤승은)는 18일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와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 등 13명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사건의 쟁점은 '애경 가습기메이트'와 '이마트 가습기 살균제' 등에 포함된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의 유해성이다.
 
지난 1월 12일 1심은 이들이 제조·판매한 가습기 살균제 판매와 상해·사망 사이에 인과 관계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2018년 신현우 전 대표 실형이 확정된 옥시레킷벤키저 제품은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을 사용했다.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를 볼 때 CMIT와 MIT 성분이 PHMG와 달리 사망·상해·천식을 일으키거나 기존에 앓던 천식을 악화시키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 재판 증인으로 참석했던 과학자들은 같은달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학문 특성상 단정적인 표현을 안 했다는 이유로 CMIT·MIT와 폐질환에 인과관계가 없다고 본 재판부 판단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재판부가 동물실험을 근거로 폐질환 인과관계가 없다고 본 점에 대해서는, 입덧 방지약인 탈리도마이드와 살충제 DDT 등 동물실험 실패 사례가 많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 때문에 항소심 재판부가 학계 지적을 어떻게 공판에 반영할지 관심을 모은다. 박태현 강원대 로스쿨 교수는 기자회견 당시, 항소심이 과학자 패널을 구성해 연구 결과와 의견을 종합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2002~2011년 CMIT·MIT 등으로 만든 '가습기 메이트'를 제조·판매해 인명 피해를 낸 혐의를 받는다. 그는 2002년 SK케미칼이 애경산업과 '홈크리닉 가습기 메이트'를 출시할 때 대표이사를 지냈다.
 
안 전 대표는 CMIT와 MIT 등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점을 알고도 이를 적용한 가습기 메이트 제품을 판매한 혐의다. 그는 1995~2017년 애경산업 대표였다.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이마트가 2002~2011년 제조·판매한 가습기메이트는 옥시의 '옥시싹싹 가습기당번' 다음으로 많은 피해자를 냈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옥시싹싹 피해자는 뉴가습기당번과 가습기당번(고체형 포함)을 합쳐 3578명이다. SK케미칼과 애경, 이마트 제품 피해자는 총 1415명이다. 
 
지난 7일 기준 가습기 살균제 피해 접수 인원은 7442명이다. 이 가운데 판정이 끝난 생존자는 1025명, 사망자는 257명이다.
 
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이 지난 1월 21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삼거리에서열린 'SK케미칼, 애경산업, 이마트 임직원들 1심 무죄 선고 법원 규탄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기자회견'에서 울고 있다. 사진/뉴시스
 
버닝썬 승리 유착 의혹 '경찰총장' 2심 결론
 
20일에는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최수환)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알선수재등) 혐의로 기소된 윤규근 총경에 대한 항소심 선고를 내린다.
 
윤 총경은 승리 일행이 주고받은 대화에서 '경찰총장'으로 불린 인물이다.
 
윤 총경은 가수 승리와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가 지난 2016년 서울 강남에 세운 주점 '몽키뮤지엄' 식품위생법 단속 내용을 강남경찰서 경찰관을 통해 확인하고 유 전 대표 측에 알려준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를 받는다.
 
그는 2019년 5월께 특수잉크 제조사 큐브스(현 녹원씨엔아이) 전 대표 정모 씨가 경찰 수사 무마 대가로 건넨 4200만원대 상당의 주식을 받은 혐의(알선수재), 2015년 1월~2017년 3월 정씨가 알려준 미공개 정보로 주식거래한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2019년 3월 버닝썬 사건이 알려지자, 정씨에게 휴대전화 메시지 삭제를 지시하고 자신의 전화기는 한강에 버린 혐의(증거인멸 및 교사)도 있다.
 
1심은 윤 총경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그가 강남서 경찰관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거나, 정 전 대표에게 받은 정보가 미공개 정보라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검찰은 1심 때와 마찬가지로 윤 총경에 대해 징역 3년에 벌금 700만원, 추징금 4600만원을 구형했다.
 
버닝썬 사건에서 ‘경찰총장'으로 불린 윤 모(오른쪽) 총경이 지난 2019년 10월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와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와 관련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횡령·배임 실형' 홍문종 전 의원 항소심 시작
 
서울고법 형사3부(박연욱·김규동·이희준)는 75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홍문종 전 국회의원의 항소심 첫 공판기일을 연다.
 
홍 전 의원은 지난 2012년~2013년 경민학원 이사장과 경민대 총장을 지내면서 서화 매매 대금으로 교비 24억원을 쓰고 돌려받아 임의 사용하는 방식 등으로 교비 75억원을 횡령·배임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위원과 위원장을 지낸 2013~2015년 IT 기업 관련자 등으로부터 관계 부처 로비 등 청탁 명목으로 8200만원 상당 뇌물을 수수한 혐의도 있다.
 
1심은 홍 전 의원에 대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다만 도주 우려가 없고 항소를 통해 다툴 기회를 주기 위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이밖에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재판 2회 준비기일(18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바의혹' 공판(이하 20일), 이태종 전 서부지법원장의 사법농단 의혹 항소심 공판, 웅동학원 비리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동생 조권 씨 항소심 공판 등이 열린다.
 
75억원대 배임 및 횡령 혐의를 받는 홍문종 전 의원이 지난 2월 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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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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