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한미정상회담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대북 문제와 코로나19 백신·반도체 협력 등이 이번 회담의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대북정책을 조율하고 백신 확보를 위해 협조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쿼드(Quad)' 참여 여부가 의제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첫 한미정상회담을 진행한다. 문 대통령은 우선 한미 간 코로나19 백신 파트너십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위탁 생산' 등을 통한 백신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 미국 백신 기업들의 기술·원료 도입하고 우리 기업들이 위탁생산하는 협력 방안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도 한국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지원 문제를 우선순위에 놓고 논의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번 회담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기에 최근 이수혁 주미대사가 미국으로부터 6월 전 코로나19 백신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백신 조기 공급에 대한 양국의 논의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배터리 분야 협력을 주요 의제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주요 의제로는 한반도 비핵화 문제가 꼽힌다. 문 대통령은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기 위한 유인책을 바이든 정부에 적극 전달하며 미국의 새 대북정책에 대한 조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종전선언과 남북경협을 위한 일부 대북제재 유예 조치, 북미연락사무소 설치 등이 점쳐지고 있다. 양국의 최종 조율에 따라 남북, 북미대화 재개를 위한 동력이 마련될 수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미국과 일본, 인도, 호주가 참여하는 대중 견제 협의체인 '쿼드' 참여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요구도 있을 수 있다는 평가다. 정부가 백신 확보와 대북정책 조율을 위해 우리의 주장을 관철시키면서 미국의 협조를 이끌어내려면 쿼드에 협력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도 있다. 다만 최근 쿼드에 직접 가입하는 대신 백신과 기후변화 핵심·신흥기술에 대한 쿼드 실무그룹 분야와의 협력을 모색하는 '우회로'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한국이 쿼드에 가입한다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며 "일단 코로나, 반도체 협력 등 이런 식으로 해서 부문별로 미국과 협력을 추진하는 쪽으로 가지 않을까 싶다. 더 발전하면 3개의 쿼드 워킹 그룹(기후 변화·코로나19 대응·신기술)이 만들어졌는데 그런 워킹 그룹에서의 이슈별 협력 강화 정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1일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에서는 대북 문제와 코로나19 백신·반도체 협력 등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