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서 백신 파트너십 기대감 타고 제약·바이오주 들썩

의약품 지수, 코스피 대비 19배 상승…자체개발 가능성·위탁생산 전망 반영

입력 : 2021-05-21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1일(현지시간) 미국에서 개최되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에 나서면서, 그간 한미 간 논의해온 ‘백신 스왑’과 미국 제약사와 국내 바이오 기업의 위탁생산 등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달 초 공매도의 집중 타깃이 되면서 약세를 보이던 제약·바이오주도 백신 기대감에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0거래일간 코스피 의약품 지수는 코스피 대비 19배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 기간 의약품 지수는 1만7068포인트에서 1만8627포인트로 9.14% 상승했다. 반면 코스피는 0.47% 상승하는데 그쳤다.
 
제약·바이오주의 약세를 이끌던 공매도 리스크도 해소됐다. 공매도 부분 재개 첫날 공매도의 집중포화를 받던 셀트리온(068270)의 공배도 비중은 지난 3일 14.38%에서 18일 5.74%까지 떨어졌으며, SK바이오팜(326030)은 18.43%에서 1.28%로 급감했다. 녹십자(006280),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신풍제약(019170) 등도 공매도 비중이 5~10%포인트 감소했다.
 
올해 초 상승장에서 소외됐던 제약·바이오주들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코로나19 백신 자체개발 가능성과 코로나19 백신의 위탁생산(CMO)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먼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국내에서 모더나 코로나19 백신을 CMO 한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주가가 크게 올랐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이달에만 10% 넘게 상승했는데, 지난 14일에는 주가가 94만8000원까지 오르며 시가총액 3위에 오르기도 했다. 
 
반도체와 백신을 양대 축으로 진행될 한미정상회담도 바이오주들의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청와대는 이번 회담으로 그동안 논란을 거듭해온 백신 정국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국내 CMO 기업들과 미국 기업 간의 ‘백신 파트너십’이 거론된다.
 
정부 차원의 메신저리보핵산(mRNA) 방식 백신 개발 지원도 강세장을 이끌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17일 mRNA 백신 전문위원회 회의를 열어 국내 mRNA 기술 개발에 대한 지원을 논의했는데, 관련 수혜 주들이 급등했다. 백신 원료와 완제품 생산 설비를 갖춘 이연제약(102460)은 백신 전문위가 개최된 17일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18일에도 13.53% 급등했다.
 
현재 국내 기업 중 코로나19 백신의 임상 단계에 있는 기업은 제넥신과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진원생명과학(011000), 유바이오로직스(206650), 셀리드(299660) 등이 있다.
 
증권가에선 제약·바이오주들의 하반기 실적 모멘텀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백신 CMO 관련 종목들의 실적이 가시화되어 옥석 가리기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주요 대형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그룹의 실적 또한 하반기로 갈수록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제약·바이오 섹터의 주요 이벤트로는 내달 4~8일 발표될 미국임상종양학회(ASCO)가 있다. 현재 국내 기업 중 ASCO에 발표할 초록을 공개한 기업은 오스코텍(039200), 메드팩토(235980), 한미약품(128940), 네오이뮨텍(Reg.S)(950220), 제넥신(095700), 젬백스(082270) 등이 있다.
 
코로나19 백신 생산 현장인 경북 안동시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에서 직원들이 백신 포장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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