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한국은행이 오는 8월부터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모의실험에 나선다. CBDC 모의실험은 사업자 선정을 통한 연구용역으로 10개월 동안 발행, 유통, 환수 등 기술적 타당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상용화를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나 기축통화의 불확실성에 대응할 수단인 만큼, 선제적 대비가 요구되는 분야다.
한은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모의실험 연구' 용역 사업자 선정을 위해 입찰 공고한다고 24일 밝혔다. 사업기간은 착수일로부터 10개월이다. 입찰방식은 일반경쟁 입찰로 기술 평가와 협상을 거쳐 사업자를 선정한다.
한은은 7월 중 기술평가, 협상 등을 거쳐 연구용역 사업자와 계약을 체결하고 8월 중 모의실험 연구를 착수할 예정이다. 이날부터 5일간 사전공고가 진행되며, 이견이 없을 경우 공고가 40일간 진행된다. 사업 예산은 49억6000만원 이내다.
모의실험은 2단계로 나눠 진행한다. 1단계 모의실험은 오는 12월까지로 분산원장 기반의 CBDC 모의실험 환경조성과 발행, 유통, 환수 등 기본 기능에 대한 기술적 타당성을 검증한다.
내년 6월까지 수행되는 2단계에서는 중앙은행 업무 확장, 통신 불능 등 장애 환경에서의 결제 기능 등 오프라인 결제, 디지털자산 구매 등 CBDC 확장기능이 있다. 아울러 개인정보보호 강화기술 등 신기술 적용 가능성도 검토한다.
한은은 미래 지급결제 환경 변화에 대비해 중앙은행 CBDC와 관련한 제도적, 기술적 필요사항을 선제적으로 검토키로 했다. 지난 3월에는 'CBDC 업무프로세스 분석 및 외부 컨설팅'을 완료한 상태다. 이를 바탕으로 용역사업을 추진한다는 게 한은 측의 설명이다.
한은은 이번 사업을 통해 가상공간인 클라우드에서 동작하는 CBDC 모의실험 환경을 조성하고 CBDC의 활용성을 점검한다. 또 제반 IT시스템에 대한 성능 테스트도 수행한다.
모의실험 환경은 독자적인 CBDC 기술 연구를 위해 특정 IT 기업 또는 민간 디지털화폐 등에 종속되지 않도록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CBDC 플랫폼을 조성했다.
한은은 CBDC 기본 기능인 발행, 유통, 환수 등과 오프라인 결제, 디지털예술품 구매 등 확장 기능에 대한 기술적 타당성을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추가 기술실험이 필요한 사항도 도출해 관련 테스트를 지속적으로 수행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윤성관 한은 디지털화폐연구 팀장은 "이번 모의실험이 디지털화폐 도입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며, 당장은 아니더라고 변화하는 환경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며 "현금 이용 비중이 급격하게 줄어들 때 안정적이고 공공제 성격의 지급 수단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연구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모의실험 연구' 용역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안내한다고 24일 밝혔다. 사진은 한은 본관 전경. 사진/한은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