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지난해 코로나로 전 세계 교역이 위축되면서 전체 수출액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수출기업 수도 2010년 통계를 작성한 이래 처음으로 줄었다. 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라 상위 10대 대기업의 무역 집중도는 더욱 증가했다.
2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기업 특성별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액은 5112억 달러로 전년 대비 5.5% 줄었다. 수출기업 수도 9만7012곳으로 0.4% 축소됐다. 수출기업 수가 쪼그란 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19가 국내 수출기업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수가 885곳, 2194곳으로 각각 3.1%, 8.0% 늘었다. 반면 전체 수출기업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은 9만3933곳으로 0.6% 감소했다.
수출액은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모두 일제히 줄었다. 대기업은 3225억 달러로 7.3% 감소했다. 중견기업과 중소기업도 각각 0.3%, 4.4% 줄어든 933억 달러, 955억 달러에 그쳤다.
대기업은 광제조업이 2941억 달러로 5.7% 감소했다. 도소매업은 29.8% 줄어든 167억 달러, 기타산업은 3.6% 감소한 117억 달러였다. 중견기업은 광제조업과 기타산업이 각각 1.9%, 6.8% 줄었다. 중소기업은 광제조업과 도소매업에서 5.3%, 6.1% 감소했다.
수출 부진 속에서 상위 10대 기업에 대한 쏠림 현상은 더 심화됐다. 상위 10개 기업의 무역집중도는 35.4%로 전년보다 0.7%포인트 늘었다. 코로나 부진 속에서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이 수출 호조를 보인 영향으로 분석된다. 반면 상위 100대 기업의 무역집중도는 63.7%에서 63.2%로 감소했고 상위 1000대 기업은 83.4%에서 82.4% 줄었다.
최연수 관세청 정보데이터기획담당관은 "반도체 수출이 5월부터 회복세를 보였고 9월부터는 승용차와 자동차 부품, 10월부터는 무선통신 분야에서 높은 수출 증가세가 이어졌다"며 "100대기업과 1000대기업의 무역집중도는 줄었지만, 반도체 수출이 증가한 영향으로 10대 기업의 무역집중도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교역 국가 수가 20개국 이상인 수출 기업은 2869개로 전년 대비 0.2% 줄었다. 이들 기업의 수출액은 3660억 달러로 7.3% 감소했다. 10~20개국의 수출기업은 4990곳으로 0.5% 줄었지만 수출액은 0.5% 늘었다. 10개국 미만은 8만9153곳으로 0.3% 감소하고 수출액도 1.8% 줄었다.
전체 기업의 평균 수출 품목 수는 5.8개로 0.4% 늘었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각각 46.5개, 27.9개로 3.1%, 7.4% 감소한 반면 중소기업은 4.9개로 0.6% 늘었다.
25일 통계청과 관세청이 발표한 '2020년 기업 특성별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액은 5112억 달러로 전년 대비 5.5% 줄었다. 사진은 반도체 공장 내부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