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삼성SDS가 지난 4월 쿠웨이트에서 따낸 정유시설 보안공사를 놓고 업계에서 뒤늦게 '헐값 수주'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SDS가 올해 4월 쿠웨이트에서 따낸 4억4100만달러 상당의 정유시설 보안공사의 예정가는 6억3100억달러였다.
현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발주자인 쿠웨이트오일컴퍼니(KOC)가 예정가로 밝힌 금액은 6억3100만달러"라며 "KOC는 1차 입찰 업체와 2차 입찰 업체들에 이런 내용을 미리 통보했다"고 말했다.
사실이라면 삼성SDS는 발주 예정가보다 무려 2억달러 가까이 적은 70% 안팎의 가격을 써내 공사를 수주한 셈이다.
실제 삼성SDS보다 두번째로 낮은 가격을 써낸 루마니아의 UTI시스템은 5억9200만달러, 그 다음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그린텍은 6억4400만달러의 입찰가격을 써내 KOC의 예상가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삼성이 그룹차원에서 삼성SDS에 실적 몰아주기를 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SDS가 헐값 수주의 손해분을 메우기 위해 출혈 하청 등을 통해 그룹 계열사에 부담을 떠넘길 가능성이 있다"며 “그렇다면 삼성SDS 실적을 위해 계열사를 희생시키는 셈"이라고 말했다.
삼성SDS는
삼성전자(005930)와
삼성물산(000830)이 각각 21.2%, 17.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이건희 회장의 세 자녀인 이재용 부사장, 이부진 전무, 이서현 전무도 각각 9.14%, 4.56%, 4.56% 등 적지않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SDS는 이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삼성SDS 고위관계자는 "KOC가 발주 예상가를 공식적으로 밝힌 적이 없으며, 현지 업체를 통해 알아낸 KOC의 예상 발주 가격은 5억5000만달러"라며 "우리가 써낸 가격은 예상가의 80% 수준으로 국내 관급공사 때 70% 수준에서 낙찰되기도 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익창출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KOC가 요청한 공사 물품을 역산해 전세계 사업자들과 협상을 통해 아주 싼 가격에 공급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저렴하고 합리적인 가격 입찰이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삼성SDS는 KOC가 발주한 유전시설 보안공사의 전체 설계를 최근 마무리하고 토목공사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