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코로나19 노쇼 백신(잔여백신) 당일예약 서비스가 시작됐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연령 기준을 두고 혼란을 겪고 있다.
3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예방접종을 권장하지 않는 30세 미만(1992년 1월1일 이후 출생자)등은 잔여백신 당일예약이 불가능하다.
실제 AZ 백신은 20대에게 뇌정맥동혈전증, 중증재생불량성 빈혈 등 각종 '혈전 논란'이 생겨 30세 미만은 접종 대상에서 빠지게 됐다.
이처럼 AZ 백신 접종에 위험성이 있어 연령 기준이 중요하다. 하지만, 정작 노쇼백신 접종 현장에서는 각기 다른 기준을 정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광화문 인근에서 백신을 접종 중인 A병원 관계자는 이날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91년생이더라도, 생일이 지나지 않아 만으로 30세가 되지 않아 접종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시청 인근에 있는 B병원에서는 "92년생은 30세이기 때문에 접종이 가능하다"며 각기 다른 판단을 내놓았다.
현재 우리나라 일상에서는 '세는 나이'를 두루 쓰고 있다. 세는 나이는 사람이 태어남과 동시에 한 살로 치고 그 후 새해의 1월1일마다 한살을 더하는 나이다.
이 나이 계산법을 공식적·법적으로 쓰는 국가는 없다. 전 세계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우리나라 일상에서 널리 통용되고 있다.
반면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만 나이'가 사용되고 있다. 법률 및 각종 공문서, 언론보도에서는 대부분 만 나이를 사용한다. 만 나이는 출생 후 1년이 되면 1세가 되고 그 전에는 생후 개월수로 센다.
때문에 질병청과 서울시 등에서도 30세 미만, 1992년 1월1일 이후 출생자를 잔여백신 접종 대상자가 해당한다는 공문을 내렸다. 그럼에도 현장에서는 명확하지 않은 기준을 잡고 있었던 것이다.
반면, 질병청에서 정한 기준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기준을 세운 병원도 있었다. 서울시청 인근 C병원에서는 "만 나이, 생일 관계 없이 92년 1월1일 이전에 태어난 사람들은 모두 접종이 가능하다"면서 "질병청 프로그램을 돌려보면 '접종 대상입니다' '접종 대상이 아닙니다'라는 문구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는 "각 자치구에 잔여백신 예비 갯수와 연령 지침 메뉴얼을 수 차례 보냈다. 다만 한국 나이가 '만 나이' '세는 나이' 등 헷갈리는 부분이 있어 혼란이 생긴 것 같다"면서 "잔여백신 접종 기준을 92년 1월1일로 잡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난 2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의료진이 백신 접종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