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서울 구청장 16명, 시세 56% 축소 신고”

도시근로자 200만원 더 벌 때, 부동산 2.8억원 늘어

입력 : 2021-06-01 오후 3:22:44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 구청장 16명이 신고한 부동산재신 신고액이 시세의 56%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경제정의실천연합은 서울 구청장 25명이 공개한 재산을 분석해 1일 공개했다.
 
서울시 구청장 25명이 공개한 총 재산은 477억원으로, 이 중 부동산 재산은 429억원으로 확인됐다. 
 
부동산재산은 2020년 358억원 대비 71억, 1인당 평균 2.8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세가 아닌 신고가액 기준이다. 같은 기간 도시근로자 가구소득은 연 204만원, 3% 오르는데 그쳤다.
 
부동산재산 상위 10위는 평균 35억원을 신고했으며, 부동산 비중이 99%다. 전년대비 상승액은 평균 4억4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부동산 재산 81억원으로 가장 많은 부동산 재산을 보유하고 있고, 부동산 재산만 전년대비 10억7000만원 증가했다. 
 
다음으로 김영종 종로구청장 79억원, 조은희 서초구청장 60억원, 성장현 용산구청장 27억, 류경기 중랑구청장 27억원, 박성수 송파구청장 22억원, 이성 구로구청장 18억원,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16억원, 이승로 성북구청장 11억원, 유동균 마포구청장 10억원 순이다. 
 
전년대비 증가액은 정 강남구청장, 류 중랑구청장, 유동균 마포구청장, 이성 구로구청장 순으로 높았다. 정 강남구청장은 보유한 건물가액 상승, 류 중랑구청장은 전세보증금 증가, 유 마포구청장은 배우자 및 자녀의 주택매입, 이 구로구청장은 자녀 주택매입이 주요 증가원인이다.
 
일부 구청장은 총 재산보다도 많은 부동산 재산을 보유해 대출 등을 이용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성 구로구청장은 부동산 재산이 총재산의 4.9배나 됐다. 이성 구청장은 부동산 재산이 17억8000만원이지만 임대보증금 및 주택구입자금 채무 등으로 전체 재산은 3억6000만원에 불과했다. 
 
특히 보유하고 있는 성남시 다가구, 양평 단독주택을 7억3000만원으로 신고했으나 임대보증금 채무만 9억2000만원으로 신고가액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조 서초구청장 140%, 정 강남구청장과 류 중랑구청장 101%로 부동산 재산 비중이 총 재산보다 많았다.
 
본인과 가족 포함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구청장은 16명이다. 신고한 아파트 재산은 총 124억5000만원이며 1인당 평균 7억8000만원이다. 올 3월 기준 아파트 시세는 신고액보다 100억원 더 비싼 224억원이다. 1인 평균은 신고액보다 6억2000만원 더 비싼 14억원으로 시세의 56%로 축소신고 됐다. 특히 아파트 재산이 가장 많은 3명은 신고액과 시세의 차액이 10억원이 넘는다.
 
정 강남구청장은 강남구에 보유하고 있는 72평형 아파트가 16억6000만원이라 신고했다. 하지만 실제 시세는 32억8000만원으로 신고액보다 16억2000만원 더 비싸다. 류 중랑구청장의 아파트 신고액은 18억8000만원, 시세는 32억원으로 차액은 13억2000만원이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의 신고액은 15억1000만원, 시세는 27억원으로 차액은 11억9000만원이다.
 
시세대비 신고액 비중이 50% 이하인 구청장은 오승록 노원구청장 39%, 이승로 성북구청장 44%, 유성훈 금천구청장 45%, 노현송 강서구청장 49% 등이다. 문석진 구청장의 경우 양천구 아파트를 매도하며 신고한 매도가액은 6억원이었지만 지난해 신고가액은 2억6000만원에 불과했다.
 
무주택자는 김선갑 광진구청장, 서양호 중구청장, 이정훈 강동구청장, 이창우 동작구청장, 채현일 영등포구청장 등 5명이다.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작년까지 무주택자였으나 도봉구 아파트 1채를 5억9000만원에 실거주용으로 매입했다고 신고했다.
 
경실련은 “아파트재산이 시세의 56%로 축소된 결과인 만큼 재산을 시세대로 신고하고 가족들의 고지거부가 없었다면 재산이 더 많이 증가했을 것”이라며 “공직자윤리법을 개정하여 축소된 공시가격이 아닌 시세대로 신고해야 한다. 세부주소 및 부동산취득 과정의 소명자료 등도 투명하게 공개하여 공개 검증이 가능토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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