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검찰이 '유우성 간첩 조작 사건' 재판의 비공개 증언을 언론에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서천호 전 국가정보원 2차장에게 항소심에서도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2부(재판장 원정숙)는 국가정보원직원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천호 전 국정원 2차장과 이태희 전 대공수사국장, 하경준 전 대변인에 대한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검찰은 서 전 차장에게 징역 2년, 이 전 국장에 징역 1년, 하 전 대변인에 1년6개월 구형했다.
서 전 차장은 이날 결심 공판에서 “국정원은 경찰 조직과 달리 원장, 차장 등의 지시에 의해 부하직원들이 움직이거나 업무가 진행되지 않는다”며 “(재판 증언, 문건 등 유출을) 직원들에게 지시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 전 국장과 하 전 대변인도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서 전 차장 등은 2013년 12월6일 유우성씨 간첩 사건 항소심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공작원 출신 탈북자 한모씨가 비공개로 했던 증언과 재판부에 제출한 탄원서를 2014년 3월 한 일간지에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한씨는 2014년 1월 자신이 남측 재판에서 비공개로 증언한 사실이 북한 당국에 유출됐다고 주장하며 이를 재판부에 항의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유씨는 서울시 계약직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국내 탈북자들의 정보를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에 넘겨준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2013년 기소됐으나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 받았다.
검찰은 유씨 대법 판결에 앞서 국정원이 유씨의 출입국 관련 증거를 조작한 정황이 드러나자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서 전 차장 등이 언론에 한씨의 비공개 증언 내용을 흘렸다고 보고 있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9월 서 전 차장에 징역 1년, 이 전 국장에 징역 10개월, 하 전 대변인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날 항소심 결심공판에 참석한 유우성씨는 “재판을 받던 때 간첩이라는 의혹 여론으로 인해 저뿐만 아니라 무료로 변론해주신 변호인들까지 신변 위협을 받으며 너무나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서 전 차장 등에 대한 항소심 선고는 다음달 21일 진행될 예정이다.
'유우성 재판 내용 유출' 서천호 전 국정원 2차장이 지난해 9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