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일선 검찰청 형사부의 직접수사를 제한하는 내용으로 법무부가 추진 중인 조직 개편안에 대해 대검찰청이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냈다.
대검은 지난 7일 오후 5시부터 6시15분까지 김오수 검찰총장 주재로 대검 부장회의를 열어 '2021년 상반기 검찰청 조직 개편안'에 대해 논의해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8일 밝혔다.
대검 부장회의에서는 인권보호관 확대 배치, 인권보호부 신설, 수사 협력 전담 부서 설치 등 검찰의 인권 보호와 사법 통제 기능을 강화하려는 조직 개편안의 취지와 방향에 대해 공감대를 이뤘다.
다만 검찰청의 조직 개편은 검찰청법 등 상위법령과 조화를 이뤄야 하고, 범죄에 대한 국가적 대응 역량이 약화하지 않는 차원에서 추진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또 이미 수사권 조정 등 제도 개혁을 통해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가 6대 범죄로 축소됐고, 지금은 국민이 불편하지 않도록 제도를 안착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견해도 나왔다.
특히 대검은 "이번 조직 개편안과 같이 일선 청 형사부의 직접수사를 직제로 제한하는 것은 여러 문제가 있어 받아들이기 어렵고, 일선 청 검사들도 대부분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에 규정된 검사의 직무와 권한, 기관장의 지휘, 감독권을 제한할 수 있어 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국민이 민생과 직결된 범죄에 대해 검찰이 직접 수사해 주길 바라더라도 신속하게 수사에 착수할 수 없는 공백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공들여 추진해 온 형사부 전문화 등의 방향과도 배치될 수 있다"며 "특히 법무부 장관 승인 부분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시킨다"고 부연했다.
또 "형사부의 직접수사에 대한 검찰총장 승인 등의 통제 방안은 수사 절차에 관한 것이므로 업무분장을 규정하는 직제에 담기보다는 대검 예규나 지침 등으로 규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이와 관련해 대검은 관련 예규를 준비 중"이라고 의견을 냈다.
아울러 부장회의에서는 검찰의 부패 대응 역량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나라 제2의 도시인 부산지검에 반부패수사부를 신설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지난 2019년 10월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개정에 따라 서울중앙지검, 대구지검, 광주지검 등 3개 청을 제외한 수원지검, 인천지검, 부산지검, 대전지검의 특수부는 형사부로 전환됐고, 1973년 대검에 설치된 이후 약 45년간 사용한 특수부의 명칭도 현재의 반부패수사부로 변경됐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달 21일 이번 조직 개편안과 의견 조회 요구 공문을 대검을 통해 전국 각 지방검찰청에 보냈고, 대검은 이를 취합해 그달 31일 법무부에 전달했다.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