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운전자보험에 벌금 선지급 보장 기능을 줄줄이 도입하고 있다. 강화된 도로교통법에 대비하기 위한 보험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모습이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001450)은 오는 7월 운전자보험에 벌금 선지급 보장 기능을 선보일 예정이다. 자동차사고(대인·대물) 벌금, 스쿨존사고 벌금 등에 해당하는 보험금을 벌금 납부 전 최대 3000만원까지 지급한다. 해당 담보 가입자 모두에게 6월1일 청구건부터 소급적용한다는 방침이다.
K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000060)도 최근 운전자보험에 벌금 선지급 보장 기능을 도입했다. KB손보는 기계약·신계약 가입자에게 지난 5월6일 청구건부터 소급적용했다.
벌금 선지급 보장이란 가입자가 교통 벌금을 납부하기 전 관련 보험금부터 미리 수령하는 기능을 말한다. 가입자들의 급전 마련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차원이다. 기존에는 가입자가 벌금을 먼저 납입한 후에 보험금을 청구 할 수 있었다. 단 보험금을 받기 위해선 형사재판 확정증명서와 법원판결문을 제출해야 한다.
손보사들은 운전자보험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벌금, 형사합의금, 변호사선임비용 등 주로 형사적 책임을 보장해 주는 운전자보험은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보다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 관리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장기상품인데다가 보험료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고객몰이에 효과적이다.
특히 어린이 교통안전 강화 법률인 일명 '민식이법'이 지난해 3월25일 도입된 데 이어 지난 4월17일 차량 운행속도를 제한하는 '안전속도 5030' 정책까지 시행되면서 손보사들도 그에 맞춘 보장을 확대하는 추세다. 실제 KB손보가 민식이법에 대비하기 위한 스쿨존 벌금 담보를 신설하자 주요 손보사들 모두 관련 담보를 줄줄이 내놓기도 했다.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 등 대형 손보사의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운전자보험 가입건수는 387만1105건으로 전년 동기 보다 무려 75.1% 증가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도로교통법이 강화되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를 대비하려는 운전자들이 늘고 있다"면서 "운전자보험에 관련 특약이 추가되거나 보장이 강화돼도 보험료 변동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보험 소비자들의 가입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운전자보험에 벌금 선지급 보장 기능을 줄줄이 도입하고 있다. 사진은 경찰서 직원들이 교통법규위반 운전자에게 스쿨존 안전수칙 전단지를 나눠주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권유승 기자 ky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