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체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올해 들어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 등 전용 전기차를 출시한 가운데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G80 EV(전동화모델)까지 공개하면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의 입지 확대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전기차 공개와 함께 대규모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제네시스의 첫 전동화 모델 'G80 EV' 사진/조재훈 기자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이날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미디어를 대상으로 제네시스의 첫 전기차인 G80 전동화 모델을 선보였다. 올해 하반기 국내 출시 예정인 G80 EV는 제네시스의 첫 전기차 모델이다. G80 EV는 87.2kWh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국내 기준 최대 427km 주행이 가능하다.
또한 해당 차량은 최대 출력 136kW, 최대 토크 350Nm의 힘을 발휘하는 모터를 전륜과 후륜에 각각 적용해 합산 최대 출력 272kW(약 370PS), 합산 최대 토크 700Nm(약 71.4kgf·m)의 동력성능을 갖췄다. G80 EV는 전용 플랫폼이 아닌 내연기관 기반의 파생 모델임에도 다양한 충전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는 400V·800V 멀티 급속 충전시스템과 차량 외부로 일반 전원을 공급할 수 있는 V2L 기능도 갖췄다.
현대차의 '아이오닉5'와 기아의 'EV6' 사진/조재훈 기자
현대차그룹은 앞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적용된 아이오닉5와 EV6를 출시한 바 있다. 이들 모델은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 출시 당시 국내 판매 목표를 2만6500대로 설정했으나 현재 사전계약 대수는 3만대 이상으로 목표치를 이미 넘어선 상태다.
기아 EV6도 마찬가지다. 지난 4월 사전예약 첫날에만 2만1016대의 판매를 기록했다. 단 하루 만에 올해 판매 목표치 1만3000여대를 162% 초과한 셈이다. 아이오닉6 출시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다. 아이오닉6는 아이오닉5에 이어 출시될 차세대 전기차 세단이다. 아이오닉6 생산 기지로는 현대차 아산공장이 검토되고 있다. 이르면 다음 달 전기차 생산을 위한 새 단장에 착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보폭을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전기차 모델 생산과 생산설비 확충 등을 위해 올해부터 오는 2025년까지 미국 현지에 74억달러(약 8조1417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오는 2040년까지 완전 전동화를 목표로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전기차 라인업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그룹이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을 빠른 기간 구축하면서 친환경차 전환 흐름을 선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실제로 아이오닉5와 EV6가 예약 판매 수치만 보더라도 상상을 넘는 실적을 보이고 목표치를 초과 달성하는데 성공했다"며 "제네시스 전동화 모델을 통해 수입차 브랜드가 독점하던 프리미엄 시장까지 노리는 등 전기차 시장에서 상당히 과감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