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한일 정상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약식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잠정 합의했지만 일본 측이 일방적으로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5일부터 진행되는 한국군의 동해영토 수호훈련을 취소 이유로 들었다.
14일 외교가에 따르면 한일은 11~13일(현지시간) 영국 콘월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기간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간 약식회담 개최를 잠정 합의했다. 하지만 정부가 매년 실시하는 동해영토 수호훈련을 이유로 들어 일본 측에서 약식 회동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동해영토 수호훈련은 독도 방어훈련으로 매년 두 차례 실시되고 올해 상반기 훈련은 15일부터 비공개로 진행된다. 일본은 독도 방어훈련을 진행할 때마다 외교 채널을 통해 반발해왔지만 이를 이유로 당초 합의한 정상회담까지 취소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는 "이번 G7 정상회의 계기를 포함해 그간 우리 정부는 한일 정상 간 만남에 열린 자세로 임해왔으나 실제 현장에서 회동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이날 G7 정상회의를 마치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가 간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라며 "그런(정상회담을 할) 환경이 갖춰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스가 총리는 이후 한일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 강제징용 문제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반면 문 대통령은 G7 회의를 마치고 오스트리아 국빈 방문에 앞서 페이스북을 통해 "스가 총리와의 첫 대면은 한일관계에서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지만, 회담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영국 콘월 카비스베이에서 열린 '기후변화 및 환경' 방안을 다룰 G7 확대회의 3세션에 참석해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