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서울시가 갈수록 늘어나는 노인학대를 막기 위해 서울경찰청, 노인보호전문기관과 손을 잡는다. 학대 피해 노인의 일상을 살펴 학대·재학대 가능성을 찾아내고 행위자의 경각심을 높인다는 목표다.
서울시는 15일 노인학대 예방의 날을 맞아 강화된 노인학대 예방대책을 발표했다. 노인학대 대응을 전담하는 노인보호전문기관을 4개 권역으로 확대한다.
노인보호전문기관이나 경찰서에 두 번 이상 반복 학대 신고가 된 고위험 가구에 대해서는 시와 서울경찰청, 노인보호전문기관이 공동대응체계를 갖춰 합동점검에 나선다. 대책은 이달 중순부터 7월 말까지 실시하고 이후 확대 가능성을 모색할 계획이다.
신고접수가 들어오면 노인보호전문기관에서는 사례회의·자문 또는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사례판정위원회를 열어 학대여부를 판정한다. 학대 피해자로 판정된 노인은 의료기관이나 일시보호시설 등으로 연계한다.
노인보호전문기관은 핫라인을 통해 연중 24시간 신고를 접수하고 경찰서를 통해 들어온 신고건도 통보받아 관리한다. 피해 당사자뿐 아니라 노인학대를 알게 된 누구나 신고하면 지역에서 가장 가까운 노인보호전문기관으로 연결된다.
노인보호전문기관은 3개 기관에서 4개 기관으로 늘어난다. 기관 당 8~9개 관리하던 자치구가 5~7개로 줄어들며 보다 효율적인 체계가 구축될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시와 노인보호전문기관, 재가노인지원서비스센터 간 협업을 통한 사례관리도 시작한다. 지속?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학대를 예방한다는 취지다. 노인보호전문기관이 신고 접수된 사례 중 재학대 위험이 높은 가구를 선별하면 어르신 재가서비스 업무를 수행하는 재가노인지원서비스센터가 해당 가구를 대상으로 이상 징후를 모니터링한다.
김선순 서울시 복지정책실장은 “급속한 고령화 속에서 노인학대 사례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서울시는 기존 노인학대 예방대응체계를 보다 업그레이드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 복지재단이 노인보호전문기관(3개소) 운영실적을 바탕으로 집계한 2020년 서울시 노인학대 현황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접수된 노인학대 신고 총 2081건 가운데 학대사례로 판정된 건은 677건(32.5%)였다. 2019년 535건에 비해 약 26.5% 증가한 수치다.
노인학대 유형은 정서적 학대가 52.0%로 가장 많았고 신체적 학대(39.2%)가 뒤를 이었다. 피해자의 성별은 여성이 78.9%, 학대행위자의 성별은 남성이 79.9%였다. 학대가 일어나는 장소는 가정 내가 94.8%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피해자의 80.4%는 가족 등과 동거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가 경찰청과 손잡고 노인 학대 예방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한다고 14일 밝혔다. 사진/서울시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