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7일 "투명한 정보공개 시대에 수술실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설치가 의사 고유의 권한 침해인 것처럼 침소봉대하며 반대하는 것은 배타적 특권의식"이라며 "국민 인권도 지키지 못하는 정치가 무슨 소용이냐"라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의사는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가장 우선시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환자의 인권과 알 권리를 존중해야 할 책임이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지사는 또 "환자들이 원하는 것은 '고의적 위반행위 방지'로 최소한의 보호이며, 수술실 환자는 정보 측면에서 절대적 약자이고 신체 방어권이 전혀 없다"면서 "전문직 성범죄 1위가 의사이며(2015~19년 경찰 범죄통계), 공장식 분업수술, 대리수술이 벌어지는 현실에서 수술을 앞둔 환자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술실은 신성불가침의 성역이 아니며, 다른 누구도 아닌 수술 당사자가 원한다면 수술실 상황을 객관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한다"며 "자발적으로 CCTV를 설치하는 병원이 있는 것처럼 정상적으로 수술을 집도한 의사 입장에서도 CCTV 영상은 정당성을 입증할 수 있는 소중한 자료"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아울러 수술실 CCTV 설치에 제동을 거는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이 지사는 "수술실 CCTV 설치와 의료인 면허규제 강화법, 행정처분 의료기관 이력공개법 등 소위 '환자보호 3법'은 오랜 노력에도 불구하고 번번이 법안 통과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며 "지난 2월 국민의힘은 상임위원회 때 합의한 입장을 갑자기 바꿔 의료법 개정안 통과를 막은 바 있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금고 이상의 형을 받으면 자격이 박탈되는 기준을 의사에게 적용하는 건 과잉처벌이며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는데, 이는 기가 찰 노릇이라는 것이다.
이 지사는 그러면서 "국민의 80%가 수술실 CCTV 설치를 바라고 있으며, 주권자의 의사에 반해 특정집단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 정치의 근본일 리 없다"면서 "오는 23일 보건위 소관으로 다시금 논의되는 수술실 CCTV 법안이 반드시 통과되어 상식과 민주주의 원칙이 지켜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7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성남시 제3판교(성남금토 공공주택) 조성사업 기공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