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찍고 해외진출까지”…게임 체인저 된 제주맥주

수제맥주 열풍에 연 평균 150% 성장…업계 첫 코스닥 입성
OEM 생산·흑맥주 론칭 등 분주…베트남 현지 법인 설립 추진

입력 : 2021-06-20 오전 6:00:00
한 소비자가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 제주맥주의 수제맥주 '제주펠롱에일'를 구매하고 있다. 사진/코리아세븐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국내 주류 시장에서 수제 맥주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제주맥주(276730)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코스닥에 입성한 제주맥주는 하반기 흑맥주를 내놓는 한편 내년에 베트남 현지 법인을 설립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는 중이다.
 
20일 한국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2018년 600억원대에 그쳤던 수제 맥주 시장 규모는 지난해 118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같은 기간 전체 맥주시장에서 수제맥주가 차지하는 비중도 1.4%에서 3%로 확대됐다.
 
수제맥주 시장이 최근 몇 년 사이에 급격하게 성장한 배경은 지난해 주류 과세체계가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바뀌면서 편의점 등 주요 유통채널에서 ‘4캔에 1만원’ 행사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올해 6월1일부터 13일까지 수제맥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4.1% 증가했다. 세븐일레븐 상품 매출 비중 가운데 국산맥주에서 수제맥주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8년 2.5%에서 올해(1월~6월 중순) 14.3%까지 올랐다.
 
게다가 올해부터 주류 제조 면허가 있는 제조사가 다른 제조업체의 시설을 이용해 주류를 위탁 생산할 수 있게 되면서 국내 수제맥주 시장은 더욱 급성장할 전망이다. 이에 맞춰 국내 수제맥주 시장의 약 30%를 점유하고 있는 제주맥주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제주맥주는 2017년 8월 출범해 론칭 3년 만에 전국 5대 편의점 전 제품 입점에 성공한 회사다. 2017년부터 연평균 147.9%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지난해에는 33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같은 성과에 지난달 테슬라 특례 상장을 통해 수제맥주 업체 중 처음으로 코스닥에 입성했다.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홍보관에서 열린 '제주맥주'의 코스닥시장 신규상장 기념식에서 문혁기 제주맥주 대표이사가 북을 치며 상장을 축하하고 있다. 사진/제주맥주
 
제주맥주는 현재 대표 맥주인 제주위트에일을 비롯해 제주펠롱에일, 제주슬라이스 등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제주위트에일은 지난 4월부터 롯데칠성음료 충주 공장에서 위탁생산되면서 생산량도 기존보다 늘어난 상황이다. 이와 함께 제주맥주는 올해 하반기부터 흑맥주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특허청에 제주거멍에일이라는 상표도 출원했다. ‘거멍하다’는 제주도 방언으로 ‘거멓다’는 뜻이다.
 
해외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낸다. 우선 OEM 생산 등 생산라인 확장을 통해 수출 규모를 기존보다 더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제주맥주는 태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중국 등을 대상으로 수제맥주 제품을 수출 중이다. 제주맥주에 따르면 지난해 약 10만2000달러 규모의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18.6%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중국과 한국 맥주 시장 대비 4배의 규모를 가진 동남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제주맥주는 동남아 시장 중에서도 핵심 공략 국가로 베트남을 낙점하고 내년에 베트남 현지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베트남은 동남아 전체 맥주 시장 중 생산·소비 규모가 1위 국가이기 때문이라는 게 제주맥주의 설명이다. 베트남 현지 법인 설립에 들어가는 투자금은 올해 상반기 상장 공모자금 일부를 활용한다. 최근 연구개발 헤드쿼터로 지위가 상승한 제주맥주의 기술연구소가 베트남 현지 법인 생산 제품 품질관리를 총괄한다.
 
박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제주맥주의 편의점 입점율 확대와 롯데칠성과 체결한 OEM 생산 계약을 통한 연간 생산량 증대·물류비 절감이 실적 개선 요인”이라며 “제주맥주는 향후 흑맥주, 무알콜 맥주, 라거맥주 등으로의 제품라인 확대, 해외 진출 등 장기적 성장 모멘텀까지 확보한 국내 수제맥주 시장 내 가장 매력적인 업체”라고 분석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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