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이 우려되고 있는 23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이용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영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코로나19 델타(인도발)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가운데 국내 집단면역 형성을 위해 교차접종을 대안으로 검토하고, 예방접종을 완료한 해외 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 면제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전문가 조언이 나온다.
2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3~19일 일주일간 주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261명으로 집계됐다. 알파(영국발) 변이가 223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델타 변이가 35명으로 뒤를 이었다. 베타(남아공발), 감마(브라질발) 변이는 각각 1명씩 늘었다.
변이 바이러스 중 빠른 확산세를 보이는 것은 델타형이다. 알파형 전파 속도는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 대비 50~60% 빠른데, 델타형은 최대 70%까지 감염력이 높아진다고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하반기 델타형이 우세종으로 올라설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영국, 이스라엘은 백신 접종률이 높은데도 청소년 등 미접종자를 중심으로 델타형 감염이 퍼지고 있다. 영국은 하루 1만명대 확진자 중 90%가 델타형이다. 이스라엘은 소아 청소년을 중심으로 한 델타형 확산에 실내 마스크 착용을 다시 권고하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영국 내 우세종이 알파에서 델타로 바뀌는 데 한 달이 채 안 걸렸다"라며 "우리나라는 전체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의 40%가 알파형이고 델타는 10%지만, 델타가 빠르게 늘고 있어 결국은 영국의 길을 따라갈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델타형 확산을 막으려면 교차접종과 mRNA 백신 위주의 집단면역 형성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영국 공중보건국(PHE) 연구결과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백신 1차 접종 시 델타형에 대한 예방효과는 33%로 확인됐다. 다만 2차 접종을 마쳤을 때는 화이자가 88%로 아스트라제네카 60%보다 앞섰다.
천은미 이화여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mRNA 백신을 두 차례 접종하면 중화항체 형성이 높게 되고, 이는 동물실험에서도 확인됐다"라며 "아스트라제네카보다 화이자 백신의 델타형 예방효과가 30% 정도 높은 만큼 교차접종 전략으로 가는 한편 앞으로는 mRNA 백신 접종 위주로 가야 한다"라고 밝혔다.
교차접종 등의 전략은 대안 중 하나로 가져가면서 안정적인 방역 태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천 교수는 "마스크 미착용은 방역에 상당히 문제가 된다"라며 "연말 타미플루와 같은 치료제가 나오기 전까지는 방역을 강하게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방역 강화 방안에는 백신 접종을 마친 해외 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 면제 재검토도 포함된다. 정부는 다음달부터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을 마친 해외 입국자에 대해 자가격리를 면제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을 시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안정된 방역을 유지하면서 코로나19 감염 사례 자체를 줄여 델타형 변이 확산도 막는 게 중요하다"라며 "다음달부터 예방 접종을 마친 해외 입국자에게 자가격리를 면제하는데, 인도나 영국처럼 델타형 변이가 많은 국가에서 입국한 사람에 대한 자가격리 면제는 재검토할 필요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