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서윤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기계, 주류, 화장품 등 6개 업종을 대상으로 대리점 거래 실태조사에 나선다. 특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12월 표준계약서를 제정하되, 법 위반 혐의가 드러날 경우 ‘직권조사’에 돌입한다.
공정위는 기계, 사료, 생활용품, 주류, 페인트, 화장품 등의 대리점 업종을 대상으로 '업종별 대리점 거래 서면실태조사'를 실시한다고 28일 밝혔다.
대리점 거래 실태조사는 지난 2018년부터 근거 법조항을 신설한 이후 매년 대상 업종을 선정해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제도다. 공정위는 현재까지 의류, 식음료, 통신, 자동차판매, 가구, 가전 등 12개 업종의 실태조사를 펼쳐왔다.
업종별 주요 불공정 유형을 보면, 기계 분야는 세부 품목별로 상위 대기업이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소비자 책임으로 미납된 대금을 대리점에게 지급할 수수료와 상계하는 등 불이익 제공 행위가 발생한 바 있다.
주류 업종은 다수 공급업자의 상품을 취급하는 비전속거래가 일반적이나, 협의회 가입 대리점에 대한 계약 종료 및 공급 축소·중단 등 불이익 제공 행위가 있다. 또 도매점을 대상으로 한 구입 강제 행위 등도 발생하는 분야다.
이번 조사는 공정위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함께 수행한다. KDI 주도의 방문조사를 중심으로 진행하고, PC·모바일을 통한 웹 조사가 함께 이뤄진다.
공정위는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6개 업종의 대리점 거래 기본 사항, 불공정거래행위 경험, 애로사항 등을 파악한다. 특히 업종별 전속거래 비중, 재판매·위탁판매 비중, 도·소매 유통구조 등 대리점 거래와 관련한 일반적 현황을 조사한다.
또 계약·주문·반품·정산 등 대리점 거래 전 과정과 판매 장려·판촉행사·대리점 지원 등 협력 관계에 대해서도 확인한다. 아울러 대리점법에 규정돼 있는 법 위반행위(구입 강제, 판매 목표 강제 등)에 대한 경험 여부와 발생 가능성에 대해사도 파악한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리점의 애로사황과 이에 따른 공급업자의 대리점 지원 현황과 계획도 조사 내용에 포함한다.
이를 통해 공정위는 향후 유사한 위기상황 발생 시 공급업자와 대리점 간 공정한 위험 분담 기준 등을 검토·마련할 계획이다.
실태조사의 결과는 업종별 시장 현황 등을 반영해 분석한다. 결과는 10월과 11월 2회에 걸쳐 발표할 예정이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업종별 표준 대리점 거래 계약서도 연내 마련한다. 법 위반 혐의사항은 추후 직권조사를 통해 점검·시정할 방침이다.
오재철 공정위 대리점거래과장은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공급업자와 대리점 간 계약의 모범 기준이 되는 표준 대리점계약서를 마련해 대리점 거래 상 불공정거래 관행의 근절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8일 공정위는 오는 8월23일까지 기계, 사료, 생활용품, 주류, 페인트, 화장품 등 6개 업종을 대상으로 '업종별 대리점 거래 서면실태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정부세종청사 내 위치한 공정거래위원회. 사진/뉴시스
세종=정서윤 기자 tyvodlo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