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카드사들이 다음달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를 앞두고 실탄 확보에 나섰다. 백신 접종률도 높아지면서 소비가 활성화할 것을 고려해 마케팅 비용과 투자를 확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이달 채권발행 한도를 2조5000억원으로 확대했다.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 대비 72.19%다. 발행 한도 확대는 사전에 한도를 늘려 차입을 실행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다.
롯데카드도 같은 달 무보증사채 발행한도를 2조원으로 설정했다. 직전 사업연도 말 자기자본 대비 79.82% 규모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키로 했다. 롯데카드는 발행 자금을 바탕으로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을 차환하고 사업 운영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발행 자금을 일반 운영 자금과 차환 목적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우리카드는 올 초 무보증사채와 단기사채 발행 한도를 동시에 늘렸다. 무보증사채는 전년 대비 9000억원 확대한 3조1000억원으로, 단기사채는 4000억원 늘어난 2조9000억원으로 결정했다. 신한카드 역시 지난해 단기사채 발행 한도를 1조원 확대한 3조5000억원로 설정했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차입 규모를 일제히 확대하는 것은 백신 접종률이 확대되고 소비 활성화가 기대되고 있어서다. 특히 다음달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개편되면서 영업시간 규제와 사적 모임 제한 기준이 완화된다. 아울러 방역 우수 국가 간 단체여행을 추진하는 '트래블 버블' 정책도 시행돼 소비 진작이 기대된다.
소비 확대가 예상되자 채권 발행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국민카드는 이달 24일 만기 3~5년에 이르는 700억, 200억원 규모 등의 무보증사채를 발행했다. 현대카드도 이달 만기 1년6개월 가량의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롯데카드도 같은 달 1000억원 규모의 무보증사채를 발행하는데 나섰다.
신사업 투자를 늘리는 것도 자금조달을 확대하는 이유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기존 본사업인 신용판매 수익이 감소하고, 법정 최고금리 인하에 따라 대출 수익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업체들은 신사업 발굴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신사업으로는 마이데이터, 마이페이먼트 등을 비롯해 신용평가(CB)업, 해외사업 진출 등이 꼽힌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소비 활성화로 마케팅 비용을 확대하기 위한 계획들이 이어질 것”이라며 “신사업 투자 차원에서도 자금조달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이 내달 거리두기 지침 완화가 백신 접종 확대로 소비가 확대될 것을 예상하면서 자금 조달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