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서윤·용윤신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 종합부동산세 납부를 주택 처분 시점까지 미룰 수 있게 하는 '과세이연제'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홍남기 부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종부세 개편안 검토 초기부터 과세이연에 대한 아이디어를 낸 만큼 제도를 도입해볼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과세이연제도는 당초 김부겸 국무총리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도입을 시사한 바 있다. 제도가 도입되면 종부세 납부를 주택 상속·증여 또는 양도 시점까지 미룰 수 있다. 수입과 그 밖의 재산이 없는 은퇴 고령자들로서는 종부세 부담이 덜 수 있다.
홍남기 부총리는 여당이 추진 중인 공시지가 상위 2% 기준 종부세 부과 방안에 대해서는 위헌 소지가 없음을 재차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여러 법령을 검토한 결과, 법에 과세 기준을 제시하고 시행령에 금액을 규정하는 사례가 10여가지"라며 "법에서 종부세 기준만 명확히 해준다면 시행령에서 기준금액을 정하는 것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시장 불안에는 우려와 함께 신중한 투자를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부동산 가격이 달걀 가격처럼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게 아니다"라며 "현재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가지 변수들이 하나하나 나타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부동산 가격이 수급에 의해 결정되지만 심리적 요인이나 정부 규제, 과도한 기대형성 등이 상당히 작용한다"며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그러한 현상이 더 심해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가격이 오르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주택매매 시장에 가격 불안 현상이 지속되고, 강남 4구를 중심으로 전세시장도 불안을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열린 부동산 시장 점검 관계장관 회의에서 "최근 가계 대출 금리 상승 상황 속에서 내일부터 차주 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확대 시행되고,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것 등은 주택 시장으로 들어오는 유동성 유입을 둔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주택시장 참여자들은 과도한 기대심리, 막연한 불안감, 지나치게 높은 가격으로의 추격매수 보다는 정확한 정보와 합리적인 판단 하에 시장 참여와 의사결정 해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당부했다.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추가 공급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 부총리는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있지만, 주택 공급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있어 추가로 공급 부지를 확보할 수 있는지 다각도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에 신규 주택 공급 부지를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민간 땅이 별로 없고 서울과 수도권에 있는 공공기관을 이전하면서 나타나는 부지에 주택공급을 추가적으로 할 수 있는지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 종합부동산세 납부를 주택 처분 시점까지 미룰 수 있게 하는 '과세이연제'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진은 홍남기 부총리. 사진/뉴시스
세종=정서윤·용윤신 기자 tyvodlo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