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유럽축구선수권대회인 '유로 2020' 개최로 유럽 내 코로나19 감염이 재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한스 클루주 WHO 유럽 사무소 소장은 화상 기자회견에서 "유럽 지역 국가에서 10주 연속 이어진 신규 확진자 감소세가 끝났다"며 "만남이 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지난주 유럽의 신규 확진자 수가 10% 뛰어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그는 "규율을 잘 지키지 않으면 유럽 지역에서 '새로운 대유행'이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클루주 소장은 "델타 변이란 새로운 우려가 매우 급속히 전개되고 있다. 유럽 지역 국가의 엄청난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백만명이 여전히 백신을 맞지 않고 있어 벌어지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유럽 지역 국가에서 진행 중인 '유로2020'(유럽축구선수권대회)'이 '슈퍼 전파' 행사가 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클루주 소장은 "그렇게 되지 않길 바라지만 배제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유로2020은 당초 지난해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 사태 탓에 올해로 연기됐다. 지난달 11일부터 한달 간 유럽 11개 도시에서 경기가 치러진다.
WHO 유럽 사무소 비상사태 책임자인 캐서린 스몰우드 역시 경기장 안에서의 상황만을 보기보다 그 너머를 생각해야 한다며 "사람들이 어떻게 경기장까지 갈까? 붐비는 대형 버스를 타고 갈까? 그때 사람들은 개별적인 방역 조치를 취할까?"라고 비판했다.
이어 경기장을 떠날 때도 붐비는 술집에 가는지를 봐야 한다며 "바이러스 확산을 부추기는 건 이러한 작고 연속적인 일"이라고 했다.
실제 스코틀랜드에선 지난달 중순부터 말까지 집계된 코로나 신규 확진자 3만여명 가운데 1991명이 영국 런던 웸블리구장을 다녀오거나 길거리 단체 응원에 참가했던 사람들로 확인됐다.
이에 영국을 중심으로 축구팬들이 국경을 넘나들며 원정 관람에 나설 경우 델타 변이가 삽시간에 퍼질 것이란 걱정이 커지고 있다. 당장 유로2020의 준결승전 두 경기와 결승전 등 세 경기는 런던 웸블리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유로2020' 거리 응원객들. 사진/뉴시스\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