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버터', 빌보드 6주 정상…팬덤이 좌우하는 차트(종합)

스트리밍 시대에 실물·다운로드 판매량 압도적
'괴물 신예' 2위 올리비아 로드리고와 16배 차이

입력 : 2021-07-07 오전 8:38:18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신곡 '버터(Butter)'로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 6주 연속 1위에 올랐다. 지난주 그룹의 자체 최장기록을 또 다시 넘어섰다.
 
28일(현지시간) 빌보드는 BTS의 '버터'가 이번 주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1일 발매 후 핫샷 데뷔('핫100' 1위 직행)한 이래 '버터'는 BTS 곡 중 최장기간 이 차트 정상을 지키고 있다. 통산 3주간 1위를 차지했던 첫 영어 곡 '다이너마이트'를 넘어선 뒤 자체 기록을 계속해 갈아치우고 있다.
 
핫 100에 1위로 데뷔한 역대 54곡 중 6주 이상 연속으로 정상을 지킨 것은 빌보드 사상 '버터'를 포함해 채 10곡이 되지 않는다.
 
그룹의 노래로는 역대 두 번째로 긴 기간 1위다. 1995년 발매돼 16주 연속 1위를 차지했던 머라이어 캐리와 보이스투맨의 '원 스위트 데이(One Sweet Day)' 이래 최장 기록이다.
 
올해 들어서는 8주 연속 1위를 기록한 '괴물 신인'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드라이버스 라이선스(Driver's License)'에 이어 두 번째다.
 
BTS 핫 100 1위 횟수는 '다이너마이트(3회)', 피처링 참여곡 '새비지 러브' 리믹스(1회), 한국어 곡 '라이프 고스 온'(1회)에 이어 '버터'(6회)까지 총 11회로 늘었다.
 
빌보드는 매주 미국 내 라디오 방송 횟수, 싱글 음반 및 음원 판매량과 스트리밍 횟수, 유튜브 조회수 등을 집계한다. 핫100은 그 주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곡을 보여주는 지표다.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과 함께 빌보드의 양대 메인 차트로 꼽히지만 현지 라디오 재생 횟수 등 대중성을 요하기 때문에 진입에 더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K팝 특유의 종교적인 팬덤 문화가 미 팝 시장에 이식된 것은 '버터'의 장기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다계정, 다플랫폼을 활용한 아미들의 파상공세는 유튜브와 차트를 움직이는 주요 동력으로 꼽힌다.
 
빌보드에 따르면 차트 집계 기간(6월25일∼7월1일) '버터' 1위에 가장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친 세부지표 중, 실물 및 다운로드 판매량은 총 15만3600건으로 전주보다 20% 증가했다. '버터'에 밀려 5주 연속 2위를 지킨 로드리고의 '굿 포 유'(9500건)의 16배 가까운 수치다. 스트리밍이 보편화된 시대에 다운로드만으로 1위를 만드는 팬덤 규모가 결국은 차트 결과를 좌우하는 모양이 된 셈이다.
 
'버터'가 담긴 실물 음반인 LP(바이닐)와 카세트테이프 판매량도 집계에 반영됐다.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에서도 주당 10만 건이 넘는 판매량을 이어가며 6주 연속 정상을 기록했다.
 
'버터'의 또 하나의 성공 요인으로 거론되는 것은 미국 팝 시장의 관례를 깨고 원곡과 리믹스를 동시에 발표한 전략이 꼽힌다. '버터'는 지난달 21일 원곡과 인스트루멘털 버전으로 출시됐다. 같은 달 28일 EDM으로 편곡한 '하터'(Hotter) 버전, 이달 4일 R&B 색채와 기타 사운드를 각각 가미한 '스위터'(Sweeter) 버전과 '쿨러'(Cooler) 버전이 추가 출시됐다. 모두 할인가(69센트)로 판매됐다.
 
보통 빌보드 차트는 리믹스 버전을 개별 곡으로 보지 않고, 원곡에 포함시켜 하나의 곡으로 집계한다. 대다수 팝스타들은 원곡의 화력이 떨어갈 즈음 리믹스 버전을 발표하기에 이례적인 전략이다.
 
나머지 세부 지표들은 전주와 크게 다르지 않거나 오히려 성적이 좋지 않았다. 라디오 청취자는 2830만 명으로 전주보다 2% 늘며 소폭 늘었다. '라디오 송스' 차트 순위는 22위에서 23위로 한 계단 하락했다. 스트리밍 횟수는 1100만 회로 전주보다 11% 감소하며 '스트리밍 송스' 차트에서 31위를 차지했다.
 
'버터'와 줄곧 순위를 다퉈온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굿 포 유'는 스트리밍 횟수(3020만회)와 라디오 청취자(5680만명)는 배 이상 앞섰음에도 판매량이 '버터'의 16분의 1 수준에 그쳐 이번 주에도 2위 결과를 안았다.
 
이를 두고 미국 현지 음악 매체에서도 결국 팬덤 규모가 빌보드 차트를 좌우하며 '쓸모없이(Useless)'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 피부로 느끼는 음악의 대중적 인기와 실제 빌보드 지표 간 격차가 나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는 9일 BTS는 신곡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가 실린 '버터'의 싱글 CD 발매도 앞두고 있다. 세계적인 뮤지션 에드 시런과 영국 출신 프로듀서 스티브 맥을 비롯해 제나 앤드류스, 조니 맥데이드 등이 참여한 곡이다.
 
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뮤직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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