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동·서학 개미로 불리는 주식투자 열풍이 불면서 올해 1분기 가계의 국내외 주식자산 규모가 사상 첫 900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가계 금융자산에서 차지하는 주식 비중은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8일 공개한 '2021년 1분기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와 비영리단체의 올해 1분기 순자금 운용액은 44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1분기 65조9000억원 대비 소폭 감소한 수치다.
자금순환통계는 국민경제를 구성하는 정부, 기업, 가계 등 경제 부문 간의 금융거래(자금흐름)가 정리된 통계다.
1분기 가계 자금운용은 96조1000억원으로 작년 1분기(81조1000억원)보다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자금조달이 15조2000억원에서 52조1000억원으로 더 늘어나는 등 순자금 운용은 감소했다.
가계 자금 운용 현황을 보면 올해 1분기 중 취득한 거주자 발행주식(국내주식)은 36조5000억원, 해외주식은 12조5000억원으로 지난 2009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직전 최대치인 지난해 3분기 국내주식 23조5000억원, 해외주식 8조3000억원보다도 큰 폭의 증가세다. 국내주식, 펀드에 투자한 금액만 따로 집계하면 39조원으로 나타났다. 이 역시 2009년 집계 이래 최대치다.
가계의 금융자산 형태별 비중에서 주식 비중은 20.3%를 기록하는 등 처음으로 20% 선을 넘어섰다. 펀드까지 합친 비중은 22.7%다. 반면, 예금 비중은 작년 1분기 44.2%에서 올해 1분기 41.0%로 내려갔다.
1분기 중 지분증권·투자펀드 잔액은 1053조원 규모다. 이 중 주식투자 규모는 944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의 경우 작년 1분기 15조2000억원에서 올 1분기 52조8000억원으로 급증하는 등 순운용 폭이 감소했다. 가계가 1분기 장기예금기관에서 대출한 자금은 38조원으로, 작년 1분기 10조5000억원의 3배를 웃돈다.
비금융법인기업은 1분기 순자금 조달이 22조5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작년 1분기 28조6000억원보다 감소했다.
일반정부 순자금 조달 규모는 작년 1분기 22조4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4조3000억원으로 줄었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주식투자 열풍이 불면서 올해 1분기 가계 금융자산에서 차지하는 주식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20%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