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차라리 바지를 벗고 논문을 까자

입력 : 2021-07-09 오전 6:00:00
바지, 점, 부정 논문 의혹, 쥴리, 장모 사기와 점령군, 원전 오염수 등.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이슈들이다. 특히 여론조사 1·2위 대권 주자들이 이슈의 주인공들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에서 비롯된 미군 점령군 발언이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원전 오염수 발언은 사실 넓은 범위의 정책 검증으로 볼 수 있다. 역사 인식을 검증한다는 측면에서, 또 한일관계 등 주요 외교정책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두 이슈는 그나마 논쟁의 가치를 일정 부분 갖는다. 
 
하지만 여배우 스캔들 의혹과 관련한 신체 특정 부위의 점 그리고 후보자 장모의 사기 행각과 부인의 과거 행적 논란은 다소 불편한 시각이 있는 게 사실이다. 도덕성 검증의 일환으로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하는 사안임에는 틀림없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유력 주자들의 국가 운영 비전과 구체 공약에 앞서 사생활 문제부터 확인해야 한다는 점에서 피로감이 쌓일 법한 사안들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두 후보는 본인들 입장에서 과거에 모두 해명이 됐고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하더라도 다시금 국민 앞에 명확한 사실을 밝혀야 한다. '마타도어'의 원인이 되는 의혹들을 본인이 나서서 매듭짓지 않으면, 내년 대통령 선거 당일까지 해당 이슈들이 끊임없이 또 다른 이야기를 끌어들이면서 그들의 꼬리를 잡을 것이 뻔하다.
 
그러면 이 지사는 바지를 벗어야 할까. 물론 불편하다. 국민들이 불편해하지 않는 선에서 예컨대 비공개로라도 언론에 자신의 결백함을 밝히는 정도의 액션을 취하는 게 어떨까. 배우 김부선씨가 주장하는 신체 특정 부위의 점 실체에 대해 다소 민망하더라도 내용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반대로 윤 전 총장은 어떻게 해야 할까. 법 적용에 누구도 예외는 있을 수 없다는 게 윤 전 총장의 소신이라면 그래도 실형을 받은 장모 사건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사과 하는게 맞다. 연좌제를 적용하자는 뜻이 아니라 최소한 도덕적으로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이의 장모가 현행범으로 실형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는 유쾌한 일이 아니다. 또 일각의 주장으로 후보 부인이 과거 유흥업소에서 '쥴리'로 일을 했다는 내용은 김건희씨가 직접 부인했으므로 이쯤에서 덮어둔다 해도 국민대 박사학위 논문과 관련한 의혹 제기는 사실 관계를 짚어볼 수 있는 근거들을 제시해야 한다. 후보자 본인이 아닌 부인의 문제이지만 후보자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부인은 영부인이라는 자격을 갖는 탓이다. 만약 의혹 중에서 조금이라도 사실이 있다면 국민 앞에 공식적으로 머리를 숙여야 한다. 전혀 사실과 다르다면 논문 작성 경위와 내용 등을 당시 지도교수 등과 함께 공식석상에 나와 설명해야 한다. 
 
코로나19의 4차 대유행 조짐이 보인다. 최악의 경우 거리두기 4단계까지 시행해야 할 판이다. 집값은 고공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고, 장바구니 물가는 이례적으로 상승 중이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아예 절벽 끝에서 매달려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실정이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치료제가 개발돼 코로나 상황이 종료된다 하더라도 국가 경제를 제 궤도에 올리기 위해서는 엄청난 재정 투입과 함께 국민적 희생이 뒤따를 것이 분명하다. 
 
최소한 대통령을 희망한다면 더 이상 국민들을 피곤하게 하지 말고 입에 담기도 민망한 본인과 가족의 사생활 문제는 이쯤에서 스스로 걷어치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권대경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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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