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최근 휴게실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 청소노동자에게 직장 갑질을 일삼았다는 의혹이 있는 서울대학교가 자체 조사 등을 이유로 유족과 노동조합의 요구안들을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구안에는 사과 및 노동 환경 개선이 포함돼있다.
9일 <뉴시스>에 따르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노조) 측과 서울대 측은 이날 오후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임금 협상 등 논의를 위한 교섭을 진행했다.
교섭 자리에서 노조 측은 당초 유족과 함께 발표했던 △진상규명을 위한 산재 공동조사단 구성 △강압적인 군대식 인사 관리 방식 개선 및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협의체 구성 △유족에 대한 서울대 차원의 사과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서울대 측은 요구 사항을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동조사단 구성의 경우 서울대는 내부 인권센터를 통해 조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한만큼 결과를 좀 더 지켜보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는 숨진 청소노동자 A씨의 유족들에게 사과를 하라는 안도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인간적으로는 미안하지만 지금 단계에서 사과를 하는 것은 불필요하다'는 취지였다는 것이다. 인사 관리 방식과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협의체 구성 요구안에 대해서도 불수용 의향을 표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서울대 측은 이날 노조 측과 공동조사단 구성 등과 같은 이야기를 나눈 것은 맞다면서도 요구안들에 대한 거절 의사를 밝혔다는 부분은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50대 여성 청소노동자인 A씨는 주말이었던 지난달 26일 서울대 기숙사 청소노동자 휴게실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극단적 선택이나 타살 혐의점 등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서울대 청소노동자들은 지난달 부임한 새 관리팀장이 매주 청소 업무와 상관없는 필기시험을 보고 정장을 입은 채 회의에 참석하라는 지시 등을 받으며 심적 부담감과 스트레스를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의 기숙사 휴게실의 모습. 지난달 26일 청소노동자가 숨진 채로 발견된 장소이기도 하다. 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