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가짜 수산업자'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로 입건돼 정식 조사를 받고 있는 '검·경·언' 인사들이 7명으로 늘었다.
최승렬 경찰청 수사국장은 12일 서면으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현재까지 (가짜 수산업자)김모씨를 포함해 검사·언론인·경찰관 등 7명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종전까지 입건된 검찰과 경찰, 언론인은 모두 5명이었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이들 중 김씨로부터 금품을 건네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현직 검사 이모씨를 전날 소환해 조사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3일에는 이 검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입건된 사람들은 김씨와 이 검사·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종합편성채널 앵커 A씨·포항지역 경찰서장 B총경과 종합일간지 기자 C씨·종합편성채널 기자 D씨 등이다. C씨와 D씨가 이번에 추가 입건된 사람들이다. 최 국장은 이날 추가로 입건된 경찰관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총경급 간부 외에 현재까지 확인된 다른 경찰관은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씨로부터 명절에 과메기와 대게 등 선물을 받고 포르쉐를 무상으로 대여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박영수 국정농단 특별검사에 대해,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인 공무원에 해당하는지 국민권익위원회에 해석을 의뢰한 상태다.
박 특검은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 7일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경찰은 박 특검이 지난 해 12월 운전기사를 통해 2~3일간 포르쉐를 시운전한 뒤 되돌려 보내면서 김씨에게 지불했다는 대여비 250만원이 석달 늦게 건네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김씨가 돈을 받은 시점은 올해 3월로, 경찰이 김씨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내사를 벌이던 시점이다.
이에 대해 김씨로부터 포르쉐를 알선한 김씨의 변호인 이모 변호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차를 돌려주고 며칠 뒤 박 특검이 (현금 250만원이 든)봉투를 줬다"며 "포항 내려가는 길에 김 씨에게 전달해주려고 했는데 서랍 같은데 넣어놨다가 (전달하는걸) 잊어버렸다"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박 특검이 사퇴하던 날 김씨의 재판에 참석하면서 만난 기자들에게 "이번 사건은 사기사건이다. 게이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의 이 말은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이 아닌 김씨의 재판 사건을 짚어 말한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자신을 1000억원대 상속재산이 있는 수산업자로 행세하면서 2018년부터 올해 1월까지 유력 정치인의 인척 등을 상대로 총 116억여원의 사기를 저지른 혐의로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3월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서 국수본 소속 직원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