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두 번째 영어곡 '버터(Butter)'로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 7주 연속 정상에 올랐다. 지난주 그룹의 자체 최장 기록을 또 다시 넘어섰다.
12일(현지시간) 빌보드는 BTS '버터'가 이번 주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1일 발매 후 핫샷 데뷔('핫100' 1위 직행)한 이래 곡은 BTS 곡 중 최장기간 이 차트 정상을 지키고 있다. 통산 3주간 1위를 차지했던 첫 영어 곡 '다이너마이트'를 넘어선 뒤 자체 기록을 계속해 갈아치우고 있다.
핫 100에 1위로 데뷔한 역대 54곡 중 7주 이상 연속 정상을 지킨 노래는 빌보드 사상 '버터'가 8번째다.
그룹의 노래로는 역대 두 번째로 긴 기간 1위다. 1995년 발매돼 16주 연속 1위를 차지했던 머라이어 캐리와 보이스투맨의 '원 스위트 데이(One Sweet Day)' 이래 최장 기록이다.
올해 들어서는 8주 연속 1위를 기록한 '괴물 신인'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드라이버스 라이선스(Driver's License)'에 이어 두 번째다.
BTS 핫 100 1위 횟수는 '다이너마이트(3회)', 피처링 참여곡 '새비지 러브 리믹스(1회)', 한국어 곡 '라이프 고스 온(1회)'에 이어 '버터(7회)'까지 총 12회로 늘었다.
빌보드는 매주 미국 내 라디오 방송 횟수, 싱글 음반 및 음원 판매량과 스트리밍 횟수, 유튜브 조회수 등을 집계한다. 핫100은 그 주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곡을 보여주는 지표다.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과 함께 빌보드의 양대 메인 차트로 꼽히지만 현지 라디오 재생 횟수 등 대중성을 요하기 때문에 진입에 더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K팝 특유의 종교적인 팬덤 문화가 미 팝 시장에 이식된 것은 '버터'의 장기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다계정, 다플랫폼을 활용한 아미들의 파상공세는 유튜브와 차트를 움직이는 주요 동력으로 꼽힌다.
빌보드에 따르면 차트 집계 기간(7월2∼8일) '버터' 1위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친 세부지표 중, 실물 및 다운로드 판매량은 10만8800건으로 전주보다 29% 떨어지기는 했지만 1만건 이하인 다른 경쟁 곡들에 10배 이상 차이나는 규모다. 스트리밍이 보편화된 시대에 다운로드만으로 1위를 만드는 팬덤 규모가 결국은 차트 결과를 좌우하는 모양이 된 셈이다.
나머지 세부 지표들은 오히려 2위 로드리고에 비해 밀리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도 피부로 느끼는 음악의 대중적 인기와 실제 빌보드 지표 간 간극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버터'의 라디오 청취자는 2910만명으로 전주보다 6% 늘었지만 로드리고 '굿 포 유'(6130만명) 절반 수준의 규모다. 스트리밍 역시 '굿 포 유'는 2760만으로 '버터' 1080만보다 앞서고 있다. '라디오 송스' 차트 순위는 '굿 포 유'는 6위를, '버터'는 21위를 기록하고 있다.
'굿 포 유'는 7주 연속 '스트리밍 송스' 1위, '팝 에어플레이' 1위에도 '버터'의 '다운로드' 지표에 밀려 종합 2위에 머무르고 있다. 특히 '팝 에어플레이'는 상위 40개 곡을 대상으로 미국 내 약 160개 주요 라디오 방송국 주간 방송 횟수를 집계하는 것으로, 현지 대중적 인기와 직결되는 지표다. 이를 두고 미국 현지 음악 매체에서도 결국 팬덤 규모가 빌보드 차트를 좌우하며 '쓸모없이(Useless)'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버터' 싱글 CD에 신곡 형태로 담긴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가 핫 100 정상을 이어갈지 관심도 커지고 있다. 지난 9일 출시된 이 곡은 다음 주 핫 100 차트에 데뷔한다.
막강한 팬덤 화력으로 이 곡 역시 핫샷 데뷔가 유력해 보인다. '퍼미션 투 댄스'가 다음 주 핫 100 정상에 오르면 처음으로 BTS 곡 간에 1위 자리를 주고받는 기록을 쓰게 된다.
신곡 '퍼미션 투 댄스'는 세계적 싱어송라이터 에드 시런이 참여해 일찍부터 관심을 끌었다. 시런의 메가 히트곡 '셰이프 오브 유(shape of you)'를 탄생시킨 영국 출신 프로듀서 스티브 맥, 조니 맥데이드도 작곡진으로 가세했다. 여기에 '버터' 작업에 참여했던 제나 앤드류스가 합세했다.
피아노 연주와 스트링 사운드가 돋보이는 곡은 전작 '다이너마이트', '버터'와 비슷하게 경쾌하고 대중적인 멜로디가 특징인 댄스 팝이다.
마이클 잭슨의 '스무스 크리미널'을 연상시키는 가사와 퍼포먼스로 세계시장을 겨눈 '버터'처럼 '퍼미션 투 댄스' 도입부에 "모든 것이 다 잘못된 것 같을 때 / 그냥 엘튼 존의 노래를 따라 불러"라는 가사가 등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방탄소년단 '퍼미션 투 댄스' 뮤직비디오. 사진/빅히트뮤직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