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국내에서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일반 내연기관차량보다 뛰어난 연비와 정숙성, 전기차와 달리 충전 걱정이 없는 편리함 등이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이런 가운데 일몰을 앞두고 있는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세제 지원을 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의 싼타페 하이브리드 사진/현대차
1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입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3만5703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1만1991대)동기 대비 무려 197.7% 성장한 수치다.
과거 일본차가 주도하던 하이브리드 시장에 벤츠, BMW, 볼보 등 유럽차들이 본격 합류하면서 시장 구도가 재편되고 규모도 커진 모습이다. 지난달 수입 하이브리드차 판매량 순위를 보면 일본차 일색이던 상위권에 벤츠 S 580 4매틱(965대), BMW 530e(703대), 벤츠 CLS 450 4매틱(326대), 볼보 XC40 B4 AWD(298대) 등이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 최근 싼타페 하이브리드를 출시하고 기아는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모델의 출시전 막바지 담금질에 들어가는 등 지속적으로 라인업을 확대하는 중이다. 출시를 앞두고 있는 스포티지 하이브리드까지 추가된다면 현대차·기아의 하이브리드 라인업은 국내 기준 12개 차종까지 늘어나게 된다.
지난 9일 출시된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영업일 6일간 6150대의 계약이 접수되면서 하이브리드의 인기를 다시 한번 증명했다.
하이브리드차의 인기 비결은 내연차보다 우수한 연비와 정숙성, 검증된 상품성, 충전 걱정 등이 없는 편리함 등이 꼽힌다. 정부의 환경규제 확대 정책도 하이브리드 시장 확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부는 국내에서 연간 4500대 이상 판매하는 업체에 대해 판매량의 15%를 친환경차로 채워야 한다는 ‘저공해차 의무판매제’를 시행중이다. 해당 비중은 올해 18%로 내년에는 20%까지 늘어난다.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하이브리드차 시장이 성장하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세제 지원 연장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올해 친환경차 취득세와 하이브리드차의 개별소비세 감면 혜택이 모두 종료를 앞두고 있어서다. 정부는 올해 말을 기점으로 자동차 가격의 5%(올해 연말까진 3.5% 적용)에 해당하는 개별소비세 100만원, 취득가격의 7%(승용차 기준)인 취득세 40만원 공제를 종료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하이브리드차 세제 혜택 유지를 넘어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탄소 중립 달성과 더불어 친환경차 전환에 속도를 내기 위해 지금과 같은 정책을 발판으로 하이브리드차 확산 동력이 유지돼야한다는 이유에서다. 국토교통부 자동차등록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국내 보급된 친환경차는 전년 동기 대비 40.6% 증가한 93만8966대로 집계됐다. 이 중 하이브리드차는 76만4583대로 81.42%에 달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로 가는 것은 좋은데 시간이 많이 걸릴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과도기적 모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지원을 좀 더 늘려서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전환이 용이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진단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