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자동차업계에 파업 전운이 감돌고 있다. 현대차와 한국지엠 등 각사 노동조합이 잇따라 쟁의행위를 결의하면서 연쇄파업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대차 노조가 지난 5일 울산 북구 현대차 문화회관에서 임시대의원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노조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이날 오후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파업 돌입 여부와 수위, 일정 등을 논의했다. 전날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서 언제든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상태가 됐기 때문이다. 중노위는 현대차 노사의 임금 및 단체협상과 관련한 노동 쟁의조정을 진행한 결과 양 측의 입장차가 크다고 판단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달 30일 올해 임단협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중노위에 쟁의 조정을 신청한 바 있다. 지난 7일 전체 조합원 4만859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쟁의행위 투표에서는 조합원의 73.8%가 파업에 찬성했다.
노조는 사측이 실시하는 모든 교육과 각 사업부 빛 지역 위원회 협의를 오는 16일까지 종료하고 19일부터 전면 중단할 방침이다. 또 상무집행위원회는 이날부터 3개조 철야농성에 들어간다. 일부인원은 정문에서 유인물 배포 및 중식 시장 홍보를 이어간다. 다만 노조는 쟁의행위와 별개로 사측과의 교섭은 이어갈 예정이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이날 열린 1차 중앙쟁대위에서 사측의 교섭 요청에 따라 재개 여부를 두고 심도 깊은 토론이 진행됐고 최종적으로 내일(14일) 14차 교섭에 임하기로 결정했다"면서도 "재개된 교섭에서 사측이 기만하는 자세를 보인다면 강력한 쟁의지침에 나설 것이고 2차 중앙 쟁대위는 20일로 예정됐다"고 말했다.
기아 노조도 현대차와의 연대투쟁을 선언했다. 양사 노조는 비슷한 내용의 요구안을 내놓고 사측과 갈등을 겪고 있는 상태로 기아 노조 역시 쟁의권 확보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 노조는 지난 12일 소식지를 통해 현대차 노조의 파업 결의 소식을 전하면서 "현대차지부의 압도적 쟁의행위 결의를 지지하며,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아 노사는 오는 13일 실무협의, 14일과 15일에는 6~7차 본교섭을 앞두고 있다.
르노삼성 노조는 민주노총 금속노조 가입을 위한 첫발을 뗐다. 지난 12일 열린 총 대의원대회에서 34명중 25명 찬성으로 안건이 통과되면서 체제 변경을 위한 조합원 총회를 열 수 있게 됐다. 르노삼성차 노조가 체제 전환을 논의하고 있는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쌍용차를 제외한 국내 완성차업체의 노조가 모두 가입돼있다. 따라서 다른 업체와 연대를 통해 임단협 교섭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르노삼성 노조 관계자는 "오는 15일과 16일 사측과 대표자 간담회를 진행하고 다음주 중에 집중교섭을 통해 2020년 임단협 마무리하려고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측의 태도 변화나 만족할 만한 제시안이 안나온다면 어쩔수 없이 다시한번 파업 등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지엠 노조 역시 완성차 5개사 중 가장 먼저 쟁의권을 확보하고 투쟁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한국지엠은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조합원 투표를 거쳐 76.5% 찬성으로 쟁의행위에 대한 과반수 이상 동의를 얻었다. 현재 중노위의 쟁의 조정 결과를 기다리고 가운데 오는 19일까지 출근을 투쟁 전개중이며 잔업·특근을 비롯해 사측과의 부서협의도 거부하고 있다. 13일 오후 2시 열린 11차 교섭 또한 진전되지 못한채 종료됐다.
한국지엠 노조는 "이날 교섭에서도 말도 안되는 안을 내놔서 종료됐다"며 "중노위의 쟁의 조정 결과에 따라 내부 논의를 거쳐 추후 일정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