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한 모습을 보이는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의 면세구역.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중견면세점뿐 아니라 대기업 면세점까지 잇달아 문을 닫고 있다. 코로나19로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져 내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선 것이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004170)면세점은 홈페이지에 오는 17일을 마지막으로 영업을 종료한다는 공지를 올렸다. 이는 2018년 7월 서울 서초구 반포 센트럴시티에 약 3900평 규모로 문을 연 지 3년 만이다. 이에 따라 오는 18일부터 신세계의 시내면세점은 명동점과 부산점 2곳만 운영된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 내부적으로 체질 개선을 결심한 것"이라며 "개별 관광객 유치를 위해 강남점 영업을 시작했는데 잘되지 않았고 임대료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영업을 종료하게 됐다"고 말했다.
강남점은 연 임대료가 150억원에 달하는 데다가 해외여행 재개가 이뤄지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소요될 것으로 보여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은 매출 역시 지난해 4분기 기준 10억원 안팎에 그쳐 50~60억원인 명동점의 20% 수준에 불과했다.
앞서 중소·중견기업의 경우 코로나19에 따른 경영 악화 등으로 먼저 철수한 바 있다. 하나투어 자회사 에스엠면세점은 지난해 3월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있는 시내 면세점에 대한 특허권을 반납했으며, 인사동에 위치한 시내면세점은 9월 영업을 종료했다. 시티면세점도 신촌점 특허권을 반납했으며, 경복궁면세점도 인천파라다이스시티점과 시내점을 철수했다.
국내 면세업계는 코로나19로 여행이 불가능해진 관광객 대신 대신 따이궁 의존도가 90% 이상으로 높아져 이들을 유치하기 위한 출혈 경쟁도 심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대기업 면세점은 구매액의 10%를 송객 수수료로 지불하고 있으며, 신라면세점의 송객수수료는 올해 1분기 1409억원으로 시내 면세점 매출 대비 25%에 달한다.
이와 더불어 중국 정부가 1인당 면세 한도를 10위안까지 올리고 하이난을 방문한 내국인이 본토로 돌아간 뒤에도 6개월간 온라인으로 면세품을 구입할 수 있게 하면서 하이난 면세점을 찾는 내국인 수는 크게 늘었다. 향후 중국 면세점이 주요 브랜드 제품을 유치할 경우 다이궁이 수요가 중국 면세점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면세업계에서는 이 같은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내국인 면세 한도를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한다. 면세 한도는 현재 1회 600달러로 7년째 그대로다. 또, 국내에 입국하지 않더라도 외국인이 온라인으로 면세품을 살 수 있도록 하는 '온라인 역직구' 허용하는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영업료 및 특허수수료 감경 등의 혜택도 코로나19 상황이 풀릴 때까지 지원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