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발 노동시장 '상흔', 자동화 일자리 감소·실업 장기화

한은, '코로나19의 상흔: 노동시장의 3가지 이슈' 발표
자동화 가속화·고용 집중도 상승·실업 장기화 '부정적'
자동화 고위험 종사자 일자리 지원·중기 채용 확대 절실

입력 : 2021-07-21 오후 2:18:50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감염병 여파로 기업들이 레스토랑 종업원, 공장 노동 인력 등 대면업종의 생산 공백을 메우기 위한 자동화 설비에 나서면서, 노동시장의 부정적 요인이 커질 전망이다. 주로 기계가 노동을 대체할 수 있는 직군들로 장기실업자의 경력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책 대안이 요구되고 있다.
 
21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코로나19의 상흔: 노동시장의 3가지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대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자동화 확률이 70% 이상인 '자동화 고위험 직업군'의 고용이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자동화 고위험직은 레스토랑 종업원, 공장 노동 인력, 청소 인력 등 주로 노동집약적 특성을 보이는 직업군이다. 노동자 채용보다 로봇, 키오스크 등 자동화 기계로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코로나19 고용 충격 여파가 가장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한은 집계를 보면, 대면 서비스업 중 자동화 저위험 직업군의 취업자 수는 2017년 4월 대비 작년 10월 기준으로 2.4% 줄었지만, 고위험 직업군은 10.8% 감소했다.
 
고용 시장이 양극화되고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300인 이상 사업체 고용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300인 미만 사업체 고용은 부진하다는 분석이다.
 
고용 집중도를 나타내는 대표적 지수인 '고용 허핀달-허쉬만 지수(HHI: Herfindal-Hershman Index)'는 코로나19 직전 분기인 2019년 4분기에는 7.15에 불과했으나 2019년 1분기 7.37, 2분기 7.6, 3분기 7.8, 4분기 7.86, 2021년 1분기 7.92로 상승세다.
 
HHI 지표가 1에 근접할수록 소수 기업에 고용이 집중된다는 점을 의미한다. 고용집중도 상승은 고용증가율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고용회복을 제약할 가능성이 높다. 한은 실증 분석 결과에 따르면 고용 HHI 지수가 10% 상승 시 고용증가율은 평균 0.08%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올해 구직기간 4개월 이상의 장기실업자가 가파른 증가 추세에 있는 점도 위협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1~6월 장기실업자는 전년 동기 대비 월평균 4만9000명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실업이 장기화되면 구직단념자가 늘고 실업자의 노동시장 재진입도 어려워져 고용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지난 2월 기준(2019년 1월 대비) 취업전환률은 단기실업자가 37.9%, 장기실업자가 32.3%로 집계됐다. 장기실업자의 취업전환률이 상대적으로 더 높았다. 이 중 여성과 취업 경험이 없는 장기실업자는 같은 기간 각각 30.9%, 25%로 더 낮았다.
 
송상윤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 과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재채용을 하지 않고 키오스크 등을 도입해 인력을 대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코로나 문제가 종식돼도 이러한 흐름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문제가 국내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로 고착화되지 않도록 선제적 대응이 요구된다"며 "자동화 고위험 직업 종사자의 원활한 일자리 이동이 필요하다. 또 구인·구직난 완화를 통한 중소기업 채용 확대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21일 한국은행은 '코로나19의 상흔: 노동시장의 3가지 이슈'를 통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는 자동화 고위험군의 고용부진, 고용집중도 상승, 실업의 장기화가 향후 노동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은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 실업급여 설명회장의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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