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21일 '드루킹 댓글조작' 공모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형을 확정받은 것에 청와대는 '무거운 침묵'을 지켰다. 반면 야권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등을 요구하며 공세 수위를 높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김 지사와 관련한 청와대 입장은 없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 보고 여부에 대한 확인 질문에도 "확인해 드릴 수 없다"고만 했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아쉬움이 크다"면서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청와대와 여당의 침묵은 섣부른 입장표명으로 오히려 야권의 정치공세에 휘말리는 것을 경계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야권은 문 대통령이 '드루킹 댓글 조작'의 최대 수혜자라며 즉각적인 사과와 입장 표명 등을 요구하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누구보다도 민주당과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입장"이라며 "허위 가짜뉴스로 선거 결과를 뒤집었는지 입장을 밝히고 정중하게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은 19대 대선에서 안철수 후보자(현 국민의당 대표)에 대한 댓글 조작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친 부정에 대해 입장을 밝히시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 원희룡 제주도지사, 홍준표 의원 등 야권의 대권주자들도 공세에 가세했다. 윤 전 총장은 "현 정권의 근본적 정통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이 사법부 판결로 확인됐다"며 "'국정원 댓글 사건'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 규모의 여론조작, 선거 공작의 실체가 만천하에 드러났다"면서 문 대통령을 직격했다.
앞서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이날 오전 김 지사에 대한 상고심에서 특검과 김 지사 측의 상고를 기각하고, 지난해 11월6일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혐의로 징역 2년 형을 선고한 2심 판결을 그대로 인용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무죄 판단도 유지했다.
김 지사는 유죄 확정 직후 도청을 떠나며 "진실은 아무리 멀리 던져도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믿음을 끝까지 놓지 않겠다"면서 "저의 결백과 진실을 밝히기 위한 노력은 여기서 멈추지만, 무엇이 진실인지 그 최종적인 판단은 이제 국민 몫으로 남겨드려야 할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드루킹 댓글조작' 공모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형을 확정받은 것에 청와대는 ‘무거운 침묵’을 지켰다. 반면 야권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며 공세 수위를 높혔다. 사진은 문 대통령과 김 지사가 지난해 9월17일 경남 창원 스마트그린산단 보고대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