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혜진기자] 주택공사비를 최대 30% 줄일 수 있는 방안으로 도입한 `공업화주택`의 건축비용이 당초 정부의 판단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등 상용화까지 어려움이 예상된다.
공업화주택은 80%를 공장에서 만든 후 현장에서 조립하는 새로운 주택의 한 형태다.
주소지를 옮길 경우 집을 새로 짓지 않고 이동시켜 재조립할 수 있고, 날씨 때문에 공사가 지연되는 일이 없기 때문에 계약 후 2~3개월 만에 입주할 수 있을 정도로 공사기간이 짧고 공사비도 적게 든다.
또 환경에 따라 자재가 부식하는 등의 일이 없으므로 항상 동일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지난해 국토해양부는 1~2인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새로운 주거 형태인 도시형생활주택을 보급하기로 하고 지난 1월 도시형생활주택을 공업화주택으로 짓는 것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원룸형, 기숙사형 등의 크기가 작고 비교적 저렴한 주택을 서민층에 공급하자는 취지다.
국토부는 지난 1월 발표 당시 도시형생활주택의 평균 건축비는 3.3m² 당 340만원, 간접비를 포함하면 400만원 정도지만 공업화주택은 평당 건축비가 300만원 이하일 것으로 전망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중국에서는 이미 고층 호텔이 공업화주택으로 만들어졌다"며 "도심에 들어설 30~40층 짜리 공업화주택을 만드는 것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의 의견은 다르다. 국토부의 판단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판매되고 있는 공업화주택은 이미 토지를 가진 사람이 대상"이라며 "국토부가 계산한 공업화주택 건축비에는 토지 매입 비용이 낮게 책정돼 서울의 비싼 땅값을 반영하면 실제 분양가는 더 높아질 수도 있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또 "도시에서 토지 비용 부담을 줄이려면 고층 형태로 지어야 하는데 우리나라의 기술력으로는 1~2층 규모의 단독주택이 한계"라고 덧붙였다.
공업화주택 도입을 앞두고 국토부의 타당성 조사가 턱없이 부족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고층빌딩의 경우 공업화주택의 형태중 철골을 공장에서 제작하는 철골주택으로만 가능하다"며 "하지만 철골주택은 중량이 무겁고 크기가 너무 커서 공간을 많이 차지하기 때문에 소형의 주거용 주택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 공업화주택의 유니트를 조립하는 모습 <사진제공 = ES하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