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장원 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 버스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입당으로 사실상 시동이 걸린 가운데 당내 주자들은 일찍부터 '공약 경쟁'을 벌이며 자기 색깔 드러내기에 집중하고 있다. 홍준표 의원은 '수시폐지·사시부활' 등을 내걸었고, 유승민 전 의원은 '국민연금 개혁',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정부가 절반의 비용을 부담하는 '반반주택'과 같은 파격적인 공약을 내놨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의 입당으로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 간 '정책 경쟁'이 본격적으로 불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당내 대선 주자들은 자신만의 정책들을 공약으로 내놓으며 치열한 '정책 경선'을 예고하고 있다.
가장 활발하게 자신의 정책을 발표하고 있는 주자는 홍준표 의원이다. 홍 의원은 지난 7월9일부터 자신의 페이스북에 'jp의 희망편지'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대선 공약들을 올리고 있다.
홍 의원이 내건 공약을 살펴보면 '행정부처 통폐합', '국회 비례대표제 폐지' '국회의원 수 절반 축소',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폐지' 등 기존 개혁 의제들로 다뤄지던 것부터 '흉악범에 한한 사형 집행'과 '모병제 실시', '나토식 핵 공유', '공영방송 민영화' 등 파격적인 내용도 눈에 띈다.
특히 홍 의원은 내년 대선 시대정신으로 꼽히는 '공정'에 맞춰 입학사정관 제도와 수시 제도 철폐를 주장했다. 홍 의원은 "입학 사정관제도, 수시를 철폐하고 오로지 정시로만 입학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또 일 년에 두 번 수능 시험을 보도록 해야 한다"며 "로스쿨, 의전원, 국립외교원 등 음서제도를 폐지하고 사법시험, 행정고시, 외무고시도 부활해 개천에서도 용이 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5월 경북 경산시 영남대학교 경산캠퍼스 상경관에서 정치외교학과 학생회 초청으로 열린 ‘코로나 이후의 한국과 정치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제전문가인 유승민 전 의원은 '국민연금 개혁'을 강조하고 있다. 유 전 의원은 "정부 발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042년부터 매년 적자를 보기 시작해 2057년에 기금이 완전 소진된다"며 "제가 대통령이 되면 2040세대가 노후에 반드시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고갈 시점을 최대한 늦추기 위한 연금개혁을 단행하겠다"며 "개혁 시점 이전까지 약속된 혜택은 인정하고 소급적용하지 않겠다. 연금개혁에 대한 국민의 동의를 구하고 소급적용에 따른 위헌 소지를 없애겠다"고 밝혔다.
또 "연금개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노인빈곤층에 대해서는 공정소득(네거티브 소득세+사회안전망)으로 국가가 이분들의 노후를 책임지겠다"며 "이번 대선에서 연금개혁을 단행할 대통령을 뽑지 않으면 지금의 청년 세대와 우리 후손들은 희망이 없다"고 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신혼부부 첫 주택 마련에 정부가 절반의 비용을 부담하는 '반반주택'을 내걸었다. 원 전 지사는 "생애 처음주택은 정부가 집값의 50%를 공동투자하겠다"며 "부모찬스, 가족찬스가 없는 분들도 영끌하지 않고 집을 살 수 있도록 자부담 반, 국가찬스 반 '반반주택'을 실현하겠다"고 했다.
하태경 의원은 홍 의원의 '모병제' 보다 더 구체적으로 '징모병 혼합제'와 '남녀공동복무제'를 제안했다. 의무 징병 기간을 1년으로 줄이고, 남녀가 함께 군 복무를 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 3년 이상 복무하는 모집병에 지원하면 초임 월 250만원 이상의 임금을 약속했다.
한편 국민의힘 대선 주자 11명은 지난달 29일 간담회를 열고 정책이 중심이 되는 경선을 하자고 입을 모았다. 윤희숙 의원은 "우리 경선은 정책과 비전, 담론 싸움으로 국민의 마음을 들어올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고, 박진 의원은 "정책 비전과 실력을 보여주는 경선이 꼭 돼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지난 6월29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인뎁스(in-depth) 조사 결과 국민보고 및 미래비전 추진 계획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문장원 기자 moon334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