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모더나, 'EU 공급' 코로나 백신 가격 인상

입력 : 2021-08-02 오전 8:47:27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미국 제약업체 화이자와 모더나가 유럽연합(EU)에 공급하는 코로나19 백신 가격을 인상에 나섰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화이자는 최근 EU와의 코로나19 백신 공급 계약에서 가격을 기존 대비 25% 이상 올렸고 모더나는 10% 이상 인상했다. 유럽에 공급되는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1회분의 가격은 15.5 유로(약 2만1000원)에서 19.5 유로(약 2만6700원)이 됐다. 모더나 백신은 1회분 가격이 22.6 달러(약 2만6000원)에서 25.5달러(2만9400원)로 올랐다.
 
이 같은 가격 인상은 EU의 백신 수급 상황, 경쟁 백신 대비 뛰어난 예방효과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은 바이러스의 유전정보가 담긴 '메신저 리보핵산'(mRNA)을 이용해 개발됐다. mRNA 방식의 백신이 상용화된 것은 이번 코로나19 백신이 처음이다.
 
반면 아스트라제네카, 존슨앤드존슨(J&J)의 제약 부문 계열사 얀센이 만든 백신은 전통적인 바이러스 매개체 백신으로 약한 버전의 감기 바이러스(아데노바이러스)에 비활성화한 코로나바이러스를 집어넣은 뒤 인체에 투입해 면역반응을 끌어내는 원리다. 현재 EU는 혈전증과 같은 부작용 우려로 아스트라제네카, 얀센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을 제한하고 있다. 이에 백신 수급에 전반적인 차질이 생겼다.
 
EU는 당초 화이자 및 모더나와 2023년까지 백신 21억 회분을 공급받는 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3상 임상시험 결과 mRNA 백신이 아스트라제네카 및 얀센 백신보다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나오자 이들 업체는 EU와 공급 가격을 재협상했다.
 
이번 가격 인상으로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 매출액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델타 변이 확산 등에 따른 부스터샷 접종도 이뤄지고 있어 백신 수요 역시 끊이질 않고 있다.
 
모더나와 화이자는 백신 가격 인상에 대한 로이터의 질의에 별도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지난 7월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베르사유의 한 백신 접종소에서 한 여성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백신 접종 확대 대책을 발표한 지 하루도 안 돼 100만 명 넘게 백신 접종을 예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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