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장원 기자]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당 현역의 절반이 넘는 초선 의원들과 만나 "입당했으니 신고 드리겠다"며 한껏 몸을 낮췄다. 입당 후 본격적으로 당내 지지기반 확보에 나서며 대선 후보 경선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윤 전 총장은 2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 의원 공부 모임인 '명불허전 보수다'의 강연자로 초선 의원들과 처음 대면했다. 이 자리는 윤 전 총장이 그동안 '윤석열이 듣습니다'라는 이름으로 진행한 민심 행보에서 느낀 점을 바탕으로 자신의 의견을 초선 의원들에게 밝히는 취지로 마련됐다.
윤 전 총장은 모두발언에서부터 '당원'을 강조하며 당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가려는 태도를 보였다. 윤 전 총장은 "의원님들과 정치적 행동과 목표를 같이하는 당원이 되니까 진짜 정치를 시작하는 것 같다"며 "그동안 의원이 되기 전부터 다년간 선거를 치르고 정치를 해오는 과정을 거친 의원님들 앞에서 한 달 들은 국민 목소리를 전하는 게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어떤 생각을 갖고 정치하려 하고, 국민의힘과 이 나라가 어떻게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바른 방향인지에 대해서 이야기할 생각으로 여러분들 앞에 섰다"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현장에서 느끼는 분들한테 이야기를 들었다는 것뿐"이라며 "특별히 의원님들이 모르시는 것을 제가 직접 국민과 스킨십을 하면서 별도로 새롭게 느낀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거듭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강연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전주혜 의원이 "초선들은 경선 과정에서 계파 형성에 대해 경계심을 가지고 있다. 후보에 선출될 경우 선대위를 통합형으로 구성해 원팀으로 당 화합을 이뤄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하자 윤 전 총장은 "적극 공감하고 지지한다"라고 화답했다.
윤 전 총장은 "특정 정당 내에서 국민들이 불안할 정도로 갈등이 있다면 그런 정당에 국민이 어떻게 힘 싣겠나"라며 "본선 승리를 위해서라도 당이 일치단결하는 모습을 당연히 보여야 한다"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은 강연 뒤 이준석 대표를 예방하고 계속해서 당내 스킨십 행보를 이어갔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사무처 노동조합과 비공개 간담회를 가진 데 이어 당 보좌진협의회 사무실을 방문하는 등 실무진과도 직접 소통에 나섰다. 그 다음에는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실을 방문해 인사를 나눴다.
윤 전 총장은 당 보좌진협의회 사무실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정치 초년생'을 자처하며 공감대 형성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의정활동의 중요한 축이 보좌진 여러분이라는 것을 잘 안다"며 "업무와 관련해서는 보좌진의 중요성과 역할을 잘 알고 있다"고 추켜세웠다.
윤 전 총장은 "이렇게 뵈니까 든든하다. 국민의힘의 당원으로서 우리나라를 정상화하고, 국민들의 넓은 지지를 받는 데 여러분과 함께 해야겠다는 결심이 확고하게 선다"며 "제가 정치 초년생이다 보니 여러분이 저한테 가르칠 일이 있다면 언제든지 기탄없이 말씀해달라"며 고개를 숙였다.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 공부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시즌5' 초청 강연에 참석해 양금희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문장원 기자 moon334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