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앱마켓 특수성 고려돼야"…인앱결제 방지법 역할 강조

공정위 문제 제기에 발목 잡힐라…법안 통과 힘 실어
전통법, 일반 경쟁법의 특별법적 성격 지녀…방통위 전문성 짚어
방통위 설립 취지 언급하며 "앱마켓 규제는 방통위 소관" 강조

입력 : 2021-08-08 오후 12:06:55
[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앱마켓에서 일어나는 불공정행위를 일반 경쟁법이 아닌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으로 불리는 '전기통신사업법(전통법) 개정안'에서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앱마켓이라는 시장 특수성을 고려해야한다는 것이다.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의 금지행위 일부 조항을 놓고 공정거래법과 중복규제 우려가 있다며 문제를 제기한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의견에 정면 반박하며 법안 통과에 힘을 실었다. 
 
구글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을 통과시키고 있는 국회 과방위. 사진/뉴시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방송·통신에 대한 규제와 이용자 보호를 위해 방통위 설치법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 금융거래위원회(금융위)가 자본시장의 불공정거래 조사에 대한 설치법에 근거를 두고 운영되는 것과 같다. 규제 권한은 규제 대상의 전문성과 시장 특수성, 산업 공익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진성철 방통위 전 통신시장조사과장은 지난 5일 기자들을 만나 인앱결제 관련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방통위와 금융위 등 위원회가 전문성이 요구되는 특수한 산업을 규제하기 위해 만들어졌음을 강조한 것이다. 진 과장은 이런 설치 목적을 들어 앱마켓 규제도 특수성을 반영해 전통법에 따라 방통위에서 규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방통위가 이런 목소리를 내게 된 것은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에 대한 공정위의 중복규제 문제 제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해당법 개정안의 금지행위 일부 규정이 공정거래법상에 명시된 대표적인 반경쟁 행위라며 중복 규제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공정위에서 공정거래법에 따라 규율하면 된다는 주장이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에선 이를 조율한다는 이유로 법사위 상정을 유보할 수도 있다는 소식이 흘러나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은 이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즉시 해명했다. 하지만 구글 인앱결제 정책 변경이 채 두 달도 남지 않은 상황인 만큼 방통위가 빠른 법안 통과를 위해 입장을 분명히 밝히며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방통위는 전통법이 일반 경쟁법인 공정거래법의 특별법적 성격을 지닌다고 설명했다. 전통법과 그 하위법령은 전기통신사업자의 불공정 경쟁 및 이용자 이익 저해 행위 금지 조항(제50조 제1항)을 담고 있다. 방통위는 이것이 "전통법에서 정의하고 있는 '이용자'라는 독특한 개념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전통법상의 이용자는 일반 소비자인 최종 이용자에 한정되지 않고 '이용 사업자'까지 대상으로 한다. 앱마켓과 같은 플랫폼 시장의 경우 양면 시장적 성격을 띄고 있다. 
 
방통위는 이 때문에 앱마켓이라는 특별한 시장영역을 대상으로 할 때는 특별법인 전통법에서 구체적으로 규율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공정위 소관의 일반법은 모든 산업 분야에서 공통으로 적용되는 반독점·반경쟁을 규율하는데, 산업부처 소관법은 특정 산업 분야의 특수성을 반영해 구체적인 규율체계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진 과장은 "금지조항을 다룬 개정안 50조의 9~13호 자체가 모든 전기통신사업자가 아닌 앱마켓 사업에 한정돼 있다"며 "지금까지 정의조항만 있고 행위 금지 조항이 없어 명확히 한 것이다"고 했다. 진 과장은 이어 "공정위 경쟁법에 앱마켓 사업자 금지 행위를 구체적인 조항으로 넣기는 어렵지 않겠는가"라고 덧붙였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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