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현정 기자] 야권 대선 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만 18세가 되는 모든 청년에게 10년간 사용 가능한 교육비 2000만원을 제공하는 '교육 국가 찬스' 공약을 밝혔다. 또 학생의 기초 학력을 국가가 책임지고 진단·처방하는 방안과 세계 최고 수준의 인공 지능(AI) 교육 강국을 만들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원 전 지사는 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만 18세가 되는 모든 청년에게 1인당 2000만원, 1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카드를 제공하겠다"며 "대학 진학자든 취업 준비자든 모든 청년에게 자기 미래를 선택할 수 있도록 공정한 기회를 보장한다"고 이같이 말했다.
청년 교육 카드는 대학 교육을 원하면 등록금으로, 직업 교육을 원하면 교육 훈련비로 사용할 수 있다. 창업이나 창작 활동에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단순한 반값 등록금이나 대학 무상 교육과는 달리 대학 진학, 창업하거나 취업을 준비하는 모든 청년에 기회를 제공하는 차별화 된 공약이라는 설명이다.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선 "현재 흩어져 있으면서도 효과적으로 쓰이지 않는 대학생 장학금이나 취업 준비생에 대한 내일 배움 카드의 재원을 통합하면 추가로 연간 3조~4조원이 필요하다"며 "작은 예산은 아니지만 그 정도의 투자는 국가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인공 지능(AI) 교육 강국을 만들겠다는 비전도 내놨다. 그는 "제주도에서 이미 실행한 것처럼 단계적으로 AI 가정 교사를 도입해나가겠다"며 "각 학생에 대한 수준별 교육이 가능하고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도 덜어드릴 수 있다"고 부연했다.
특히 모든 학생의 기초 학력 국가 책임제도 제시했다. 국민 대상으로 하는 국민건강 검진처럼 모든 학생의 기초 학력을 진단하고 교육적 처방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학생들을 성적으로 줄 세우려는 게 아닌 모든 학생 개개인마다 맞춤형으로 진단하기 위한 것"이라며 "미래의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지닌 AI 교육 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평가 대상을 3% 표집으로 바꾼 것을 비판하며 기초 학력 미달의 '깜깜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전수 조사를 실시하자는 것이 핵심이다.
앞서 그는 지난달 29일 '국가 찬스 1호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신혼 부부의 첫 내 집 마련 비용의 50%를 국가가 투자하는 '반반 주택' 정책이다. '주택 국가 찬스'로, 정부가 주택 구매 비용의 반값을 부담해주고 지분도 공동 보유하는 방식이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9일 국회에서 청년 교육 카드 제공, 기초 학력 보장 국가 책임제 도입 등 교육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사진
조현정 기자 jhj@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