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EV에 ESS까지…LG엔솔, 가시지 않는 '품질 리스크'

미국 가정용 ESS 리콜 물량 5배 이상 확대
코나·GM 등 연쇄 리콜 충당금만 1조5000억원

입력 : 2021-08-11 오후 2:45:24
 
 
[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LG에너지솔루션(분사 전 LG화학(051910))의 품질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 현대차(005380) 코나 전기차, 제너럴모터스(GM) 볼트 EV, 국내외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리콜 행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가정용 ESS 리콜 대상 물량이 지난해 말보다 5배 이상 확대되면서 품질 리스크는 더욱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에 올라온 LG에너지솔루션 에너지저장장치(ESS) 리콜 관련 보고서. 자료/CPSC 홈페이지 캡처
 
 
1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는 지난 4일(현지시간) LG엔솔 가정용 ESS 'RESU 10H' 배터리에서 5건의 화재 발생 신고가 접수된 것과 관련해 약 1만대에 대한 리콜(코드 21-175) 명령을 내렸다.
 
RESU 10H는 400볼트(V)의 고전압에 최대 9.8KWh 저장용량을 갖춘 가정용 ESS배터리 모델로, 리콜 대상은 2017년 1월부터 2019년 4월까지 판매된 제품이다. 
 
CPSC는 이번 보고서에 리콜 대상 제품이 지난해 이미 리콜이 이뤄졌던 제품이란 점을 명시했다. LG엔솔은 지난해 12월 화재 우려로 RESU 10H 제품 약 1815대에 대한 리콜(코드 21-055)을 실시한 바 있다. 최초 리콜을 실시한지 8개월 만에 리콜 범위가 5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당시 리콜 대상 제품은 2017년 1월부터 2019년 3월 사이 판매된 제품이다. CPSC는 이번 리콜과 관련해 LG엔솔 ESS 배터리가 과열됐을 때 화재 발생 및 유해한 연기 방출의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가정용 ESS 화재의 경우 재산 피해와 함께 1명의 부상자도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보고서에는 경미한 재산 피해는 있었지만 인명 피해는 따로 언급되지 않았다. 즉 최초 리콜 발표 이후 추가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LG엔솔은 지난 3월에도 호주 가정용 ESS 제품 474대에 대한 리콜을 실시한 바 있다.  
 
현재 LG엔솔 미시간 법인은 이번 리콜 명령에 따라 제품 무상 교체를 진행하고 있다. 발빠른 교체를 위해 총판, 설치 업체들과 함께 ESS 배터리를 소유한 고객과 직접 접촉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들이 새로운 배터리를 교체할 때까지 과열에 따른 리스크를 줄일 수 있도록 대비책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2월16일(현지시간)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에 올라온 LG에너지솔루션 에너지저장장치(ESS) 리콜 관련 보고서. 자료/CPSC 홈페이지 캡처
 
 
LG엔솔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선제적으로 1차 리콜을 발표할 당시에는 화재 원인이 나오지 않았지만 리콜을 진행하며 화재 원인을 찾고 있던 중 중국 남경 공장에서 생산된 셀의 잠재적인 리스크를 발견했다"면서 "이에 지난 5월 국내외 ESS 리콜을 추진하면서 리콜 대상 물량이 확대됐고 이를 순차적으로 이행하고 있는 것으로 지난해 리콜과 별 건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LG엔솔은 지난 5월 국내외 ESS에 대한 자발적 리콜 계획을 내놨다. ESS 화재 원인에 대한 정밀 분석 실시한 결과 중국 남경공장에서 초기 생산된 ESS 전용 전극에서 일부 공정 문제로 인한 잠재적인 리스크가 발견됐고, 해당 리스크가 가혹한 외부환경과 결합되면 화재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교체 대상은 2017년 4월부터 2018년 9월까지 ESS배터리 전용 생산라인에서 생산된 ESS용 배터리다. 
 
현재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LG엔솔은 국내 1위·세계 2위로 업계를 선도하고 있지만 배터리 품질 논란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다. 리콜은 배터리 화재 발생 위험을 차단하기 위한 회사 차원의 선제적 조치이나, 전기차 배터리에서 ESS까지 리콜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LG엔솔 배터리 안전성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사 입장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원인 규명이 까다롭기 때문에 일부의 결함이 발생하더라도 리콜을 통해 위험을 차단하는 것 외에는 당장 명쾌한 방법이 없다"면서 "배터리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 개발과 원인 규명 노력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콜로 인한 비용도 회사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다. 올해 LG엔솔이 리콜 이슈로 지출한 비용은 약 1조4700억원이 될 전망으로, 이는 상반기 LG엔솔의 영업익(1조1560억원)을 훌쩍 넘어선다. 세부적으로는 △코나EV 리콜 9800억원(총 1조4000억원 중 30% 현대차 부담) △국내외 ESS 리콜 4000억원 △GM 2차 리콜 910억원(미확정) 등이다. 
 
박철완 서정대학교 교수는 "화재 원인 분석 접근과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 데 있어 단순 조직 확대나 인력 보강 차원을 넘어 기술의 문제인지 사람의 문제인지에 대한 진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배터리 전기차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시기에 '리콜의 엔솔'이란 오명이 고착화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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