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SDI 주가는 2만2000원(2.83%) 오른 80만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삼성SDI는 하반기 들어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7월부터 이날까지 삼성SDI 주가는 14.61% 상승했다.
반면 경쟁사인 LG화학은 0.24% 상승하며 보합권에 머물렀으며, SK이노베이션은 주가가 17.94% 급락했다.
경쟁사들이 뒷걸음질 치는 동안 삼성SDI의 시가총액은 LG화학의 시총을 코앞까지 따라왔다. 이날 종가기준 삼성SDI의 시총은 55조원으로 LG화학(60조원)과 단 5조원 차이까지 따라붙었다. 지난 6월말 LG화학과 삼성SDI의 시총은 각각 60조원, 48조원으로 12조원에 달했으나, 한달여 만에 7조원이 줄었다.
삼성SDI의 주가 상승은 외국인이 이끌었다. 올해 하반기 들어 이날까지 외국인은 삼성SDI를 5043억원을 순매수, 이 기간 외국인 순매수 1위에 올랐다.
이는 최근 삼성SDI의 대규모 투자계획이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삼성SDI는 폭스바겐의 통합 각형 배터리 셀 파운드리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며, 전기차용 원형전지 라인 증설을 위한 3000억원 투자 등 호재가 겹쳤다.
특히 하반기 들어 삼성SDI가 세계 4위 완성차업체인 스텔란티스와 손을 잡고 배터리 공급 및 미국 내 합작사(JV) 설립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국내 배터리 3사 중 미국 기업과 현지에 합작사를 차리지 못한 회사는 삼성SDI가 유일하다.
반면 경쟁사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선 최근 배터리 부문 분사 계획이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1일 배터리 사업 분사 방침을 밝히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LG화학은 지난해 12월 전지사업부문을 분사 소식 이후 올해 초 재반등에 성공했으나, 지난 5월 크레디트스위스(CS)의 매도 리포트 이후 횡보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는 배터리 부문 분사로 인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가치 상승분이 희석될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올해 2분기 3사의 배터리 사업부는 나란히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지만, 증권가에선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목표주가를 연이어 낮추고 있다. 최근 이베스트투자증권, IBK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등이 LG화학의 목표주가를 낮췄으며, SK증권, DB금융투자, 현대차증권 등이 SK이노베이션의 목표주가를 낮췄다.
박한샘 SK증권 연구원은 “본업의 회복과 배터리 수익성에 따른 성장성은 유효하다”면서도 “IPO로 인한 지주사 할인이 배터리 가치 상승에 따른 기업가치 상승분을 희석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삼성SDI 젠5 배터리. 사진/삼성SDI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