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현정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함께 당 내 주목 받는 젊은 정치인으로 꼽히는 김용태(32) 최고위원이 "정치권은 '부모 찬스' 없이도 누구나 노력한 만큼 합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진리를 일깨워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6·11 전당대회에서 청년 최고위원으로 당선돼 지도부에 입성한 김 최고위원은 기후 위기와 청년들의 일자리·주거 문제 정책에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는 각오다.
김 최고위원은 12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정치가 생활의 모든 것들을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경쟁하는 룰과 사회의 문화를 만드는데 이바지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1990년생은 그는 지난 전당대회에서 최연소 출마자로, 현역 의원을 꺾고 청년 최고위원에 올랐다. 젊은 나이지만 2018년 바른정당 중앙청년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정계에 입문, 새로운보수당의 공동 대표를 역임했다. 지난해 4·15 총선에서는 경기 광명을에 출마했고 2018년 지방선거에도 출마했다. 이후 21대 총선을 앞두고 범야권 빅텐트 기치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에 합류했다.
그는 '청년 정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당의 변화와 혁신을 이뤄내고 싶다는 포부도 전했다. 이어 "젊은 세대들은 '586 운동권 세대'가 독점해 온 부와 권력이 자녀에 상속되는 것에 분노하고 있다"며 "불공정 경쟁을 해결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자신의 전공인 환경 분야를 살려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정당을 만들겠다는 뜻도 밝혔다. 청년들의 주거·일자리 문제 등에 대해서도 "정부가 규제하기 보다는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2030 세대들의 목소리를 진정성 있게 듣고 이들이 처한 문제점에 공감하고 해결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최고위원과의 일문 일답.
국민의힘 김용태 최고위원이 12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정치권은 '부모 찬스' 없이도 누구나 노력한 만큼 합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진리를 일깨워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 김 최고위원 제공
청년들이 정치에 대한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면서 참여도 많아지고 있다.
과거 '2030 세대는 투표를 잘 하지 않는다', '투표를 하더라도 사실상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편견으로 보수 진영에서 2030 세대의 목소리를 깊게 듣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4·7 재보궐 선거에서 국민의힘은 정치인들이 아닌 2030 세대에게 유세 차를 내주었고 이들의 목소리를 공약에 반영했다. 그 결과 2030 세대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보수 진영에서도 2030 세대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고 이들의 목소리를 더 듣고자 지도부 차원에서도 공간을 준비하고 있다.
기성 정치인들이 바뀌어야 하는 것들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첫 번째는 세대 간 지향하는 바가 '틀린 것'이 아니고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인지했으면 좋겠다. 정치인은 특정 세대만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성 세대든, 청년 세대든, 다를 수 있다. 두 번째는 청년을 동원할 대상으로 이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2030 세대는 부모님 세대와 밀접하며 이들의 미래는 대한민국의 미래다. 2030 세대들의 목소리를 진정성 있게 듣고 이들이 처한 문제점에 공감하고 해결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
내년 대선의 가장 큰 화두는 '공정'이다.
정치가 생활의 모든 것들을 해결할 수 없겠지만, 경쟁하는 룰과 사회의 문화를 만드는데 이바지 하는 것 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것이 공정의 출발점이다. 지금 청년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불공정'이다. 586 운동권 세대들이 독점했던 부와 자리, 그리고 그들의 자녀로 이어지는 불공정 세습에 가슴 아파 하는 것이다. 노력한 만큼 얻을 수 있는 공정한 세상 만드는 것이 청년 정치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에서 청년들에게 가장 시급한 문제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청년들은 우리 사회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 생각한다. 기성 세대가 살았던 환경과 다르게 지금은 아무리 노력해도 합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부모 찬스' 없이도 누구나 노력한 만큼 합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진리를 일깨워야 한다. 예를 들어 부모의 능력을 통해 비교적 쉽게 얻어진 표창장이 없더라도 누구나 공부한 만큼 원하는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주거·일자리 문제 등에 대해선 어떤 해결책이 필요한가.
누구나 노력한 만큼 얻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젊은 세대가 열심히 일해서 개인의 능력에 따라 대출을 받아 집을 사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그러나 정권은 이조차 죄악시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정작 청와대 참모들은 수 채의 부동산을 포기하라는 압박에 부동산이 아닌 직을 버린 사례를 보면 '내로남불'이다. 오히려 젊은 세대의 집을 사기 위한 대출을 막았으며 집은 소유의 개념이 아니라고 임대 주택을 장려하고 있다. 근본적으로 이를 해결해야 한다.
일자리 문제도 마찬가지다. 일자리는 신산업 발전에 따라 정부가 아닌 기업에서 자연스럽게 수요에 의해 늘려가야 바람직한데, 현 정권은 공적자금을 투입해 단기 공공 근로 일자리만 늘리는 데 급급하다. 정권은 산업 발전과 그에 따른 일자리 확충이 연결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기후 변화·에너지 환경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기후 변화 대응에 있어 에너지 정책은 굉장히 중요하다. '탈원전 정책' 비판은 제가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들이 꾸준히 제기했던 현실적인 물음이다. 저탄소 사회의 이행에 있어 에너지 전환은 진보와 보수를 떠나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원전은 가교 에너지원으로 현실적으로 매우 필요하다. 에너지 전문가들이 정부 정책에 대해 계속 문제를 제기했고 정부는 지금이라도 전문가들의 의견에 귀 기울여야 한다.
비슷한 나이대인 이준석 대표를 평가한다면.
이 대표는 나이에 비해 오랜 정치 경험으로 배울 점이 많은 선배다. 특히 국민들과 소통, 언론 대응을 꼽고 싶다. 국민과의 소통에 있어서 기성 정치인들은 짜여진 각본에 의해 선별적으로 진행했다면, 이 대표는 국민과 여과 없이 생각을 주고 받는 등 날 것 그대로 것들을 소통하고 있다. 현안에 대해서도 기자들의 물음에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고 이 대표가 지향하는 바가 언론을 통해 당원과 국민들께 꾸밈 없이 전달될 수 있는 것이 긍정적이라 생각한다.
'이준석 리스크'라는 말이 자주 나온다.
이 대표를 좋아하지 않는 분들이 만들어낸 프레임이라고 생각한다. 당에서 대선 주자들과 함께 봉사 활동을 기획한 행사에 일부 대선 주자들이 참석하지 않은 것에 대해 '신경전' 등 과도하게 해석하는 것 같다. 실제로 일부 대선 주자들은 오래 전부터 계획했던 휴가 일정에 따라 참석하지 못한 것인데, 이를 당 대표와의 권력 다툼으로 보는 것은 말 그대로 '이준석 리스크'라는 프레임에 당을 가두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어떤 정치인이 되고 싶나.
국민과 공동체를 위한 정치인이 되고 싶다. 옳은 말, 불편한 말만 한다고 지금이 끝일 수도 있다고 항상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과 역사만 보고 한발 한발 걷다보면, 더 나은 정치인이 돼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용태 최고위원이 12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청년들의 주거·일자리 문제 등에 대해 "정부가 규제하기 보다는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김 최고위원 제공
조현정 기자 jhj@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