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조국 전 법무부장관 부부의 입시비리 재판에서 조 전 장관 아들을 포함해 고등학생 인턴은 없었다는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관계자 증언이 나왔다. 조 전 장관은 아들로부터 증인의 무술 활동 이야기를 들었다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재판장 마성영·김상연·장용범)는 13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장관과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오전 재판에는 전직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사무국장 A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A씨는 자신이 2013년 7월 15일 조 전 장관 아들의 인턴 활동 증명 예정서를 발급한 경위를 설명했다.

 

A씨는 센터에서 일한 4년 동안 이 같은 예정 증명서를 발급한 경우가 조 전 장관 아들 말고 없었다고 증언했다.

 

예정서는 당시 한인섭 센터장이 조씨 이름과 소속, 활동 예정 내용이 적힌 메모지를 줘서 만들었다고 했다. 예정서에 적힌 활동 내용은 '학교폭력 피해자 인권 관련 자료 조사 및 논문 작성'이었다.

 

A씨는 예정서 양식이 없어서 기존 경력 증명서 양식을 바꿔서 썼다는 증언도 했다. 예정서 출력 후에는 '키가 작지 않은 여대생'에게 전달했는데 처음 본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A씨는 예정서에 적힌 기간인 7월 15일~8월 15일 조씨가 자신과 함께 인턴 활동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센터 사무실을 고등학생이 제가 있는 동안 온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조 전 장관은 직접 신문 기회를 얻고 당시 아들로부터 A씨가 무술 배우러 출국한 일을 이야기했다. 조 전 장관은 "제 아들이 저에게 '카포에이라(Capoeira)'라는 단어를 알려줬다"며 "(한인섭 당시 센터장이) 증인께서 브라질에 가니까 얘기하면서 카포에이라 단어를 얘기했다고 저에게 말했다"고 관련 기억을 물었다.

 

이에 A씨는 "서울대 법대 출신 중에서 브라질에 가서 그런 것을 배운다는 것은 특이한 일"이라며 "주변 대학원생들이나 저를 아는 사람들은 저를 특이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저를 아는 분들이 그런 이야기를 주고 받았을 수는 있는데, 제가 그런 이야기를 고등학생에게 한 기억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A씨는 변호인이 "고등학생으로 인식한 사람을 만나지 않았다는 것이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A씨는 "사무실을 찾아와서 자기를 고등학생이라고 밝힌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조씨가 한 전 센터장과 접촉하지 않고 A씨와 같은 성씨를 가진 인물에게 지도를 받았다고 진술했고, 센터에 해당 성씨를 가진 인물은 A씨 밖에 없다고 했다.

 

조 전 장관 부부의 다음 공판은 27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