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 내 학원의 코로나19 PCR(유전자 증폭) 선제검사 비중이 10%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서울시가 백신을 1차만 맞은 학원 종사자들의 선제검사 의무를 면제해주고 있어 코로나 확산 우려가 생기고 있다.
16일 서울시교육청·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8일부터 지난 12일까지 서울 지역 학원 강사 등 종사자 12만명 중 서울시 행정명령에 응해 PCR 선제검사를 받은 인원은 1만명 가량에 그쳤다.
게다가 행정명령이 종료되는 오는 21일까지도 검사율이 크게 늘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서울시가 검사를 꺼리는 학원 종사자들에게 행정명령을 벗어날 '우회로'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백신을 1차라도 접종해 2주가 지나면 선제검사 처분에서 제외된다. 서울시의 지자체 백신 자율물량 접종을 신청한 학원 종사자는 10만7000~10만8000명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학원 종사자들이 행정명령뿐 아니라 다른 경로로도 검사받고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교육부에서 주기적으로 선제검사 권고를 내리고 있다"며 "학원이 동참해 선제검사받고 방역 점검하고 수칙 지키는 곳이 굉장히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위반시 200만원 이하 벌금과 구상권에 처해질 수 있는 행정명령과 권고의 강제력을 비교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5월12일부터 6월16일까지 시교육청이 권고한 선제검사에서 참여율은 8% 정도에 그쳤다.
아울러 백신 2차 접종까지 마쳐도 돌파감염 가능성이 있는 마당에, 1차 접종에 검사 '면제권'을 주는 정책이 위험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지난 10일 질병청 통계에 따르면, 접종을 2차까지 완료한 651만6203명 중 돌파감염 추정 사례는 1540명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백신 1차 맞은 사람에게 야외 '노마스크' 해준다고 하다가 문제가 많이 생겨 철회한 바 있다"며 "델타 변이는 1차 접종의 예방 효과가 30% 밖에 안되는데 정책을 시행한 과학적 근거가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선제검사를 일회성으로 하는 것도 문제"라면서 "정부에서 (방역)하는 거랑 뭐가 다른가, 서울시가 하는게 더 황당하다"고 꼬집었다.
지난해 7월2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대성학원 교실에서 학생들이 거리를 두고 공부 중이다. 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