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예상과는 달리 대형증권사들이 거래 수수료 인하 경쟁에 뛰어들면서 중소형 증권사들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대형증권사들이 가격(수수료) 경쟁보다는 서비스의 질을 차별화하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삼성 대우 우리투자증권 등 대형사들도 수수료 인하 대열에 합류하면서 수수료 경쟁에 사활을 건 중소형사들은 추가적인 수익성 악화를 감당하면서까지 다시 한 번 수수료 인하를 단행해야 할지 여부를 고민해야 할 상황이다.
사실 최근 대형 증권사의 수수료율 인하는 당연한 수순일 수도 있다. 유관기관에 내야 하는 수수료가 줄어든 만큼 투자자에게 받는 수수료도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형사들이 추가적으로 수수료 인하를 단행하게 되면 얘기는 달라진다.
대우증권이 은행 연계 계좌의 위탁매매 수수료율을 업계 최저 수준으로 추가 인하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증권업계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더욱이 수수료율 인하경쟁 격화가 증권업계에 몰고 올 파장은 더욱 우려된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권업의 경우 브로커리지 부문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9%에 달하는 만큼 수수료 인하경쟁 격화는 업계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보승 한화증권 연구원은 “당장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중소형사들은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대형증권사들에 대해서는 “고객 확보를 위해 가격경쟁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고, 대형사들은 수수료경쟁을 버틸 수 있는 체력이 있기 때문에 경쟁이 장기화될수록 대형사들이 유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연구원은 또 “수수료 경쟁에서 도태되는 중소형사들이 다른 기업에 인수합병(M&A)되는 수순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