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에 대한 갈망은 인류가 현재까지 문명을 이루며 살아가는데 디딤돌로 작용했다. 우리는 생존에 필요하지만 개인별로는 실현하기 힘든 다양한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나 국가, 민족과 같은 나름의 집단을 형성해 생존 가능성 향상을 도모해왔다. 이런 집단들은 다시 모여 동맹이나 연합 등의 체계를 구축했다. 인류는 이런 과정에서 갈등을 조율하고 정책화해 집단을 이끌 지도자의 출현을 필요로 했다.
정치분야 골격의 탄생은 이런 구조적 배경에서 출발한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인구의 증가와 함께 다양한 집단이 확장했고, 정치를 주업으로 삼는 사람은 조금씩 늘었다. 이는 정치로 생계를 이어가는 집단 내에서 적자생존에 대한 고민이 자라나는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시대가 변하면서 정치활동과 관련한 토론의 장 형성이나 민주주의에 대한 생각 등은 사회 전반에 걸쳐 깊숙이 파고들었다. 이후 유권자의 투표 참여 확대를 통한 선거 결과 도출로 최종 당선자가 될 확률에 변화가 생기면서 정치적 적자의 생존 가능성을 관측하는 방향도 과거와 비교해 조금씩 복잡해지고 있다. 이는 정치적 집단 내 생존법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가져왔다. 선거제도 개편 등 다양한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적응력을 갖추는 게 그것이다. 이에 정치가 사회·경제·문화적 상황을 아우르는 통섭의 영역이라는 부분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게 떠올랐다.
정치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각 정치인의 생존을 위해서는 유권자의 지지가 필수적이라는 부분도 보다 선명해졌다. 유권자 입장에서 보자면 선거에 나선 각 후보의 성향과 그들이 내놓을 정책이 결과적으로 앞으로의 시간에서 개개인의 생존과 직결되는 부분이라는 점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서다. 대선의 계절이 오면 각 후보의 캠프가 자극적인 공약이나 이슈를 들고 나와 자신이 생존의 적자임을 소구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정치인의 생존확률은 언변과 정책 구상 등에 기초한 본인의 능력과 함께 유권자의 지지가 복합적으로 접목해 변화하기에 유권자의 마음을 헤아리려는 인식도 중요하게 여겨지게 됐다.
다시 정치인의 세계로 돌아와 대통령이 되기 위한 생존법을 생각해 본다. 대통령은 사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이나 의견에 대해 적절한 판단을 내리는 자리다. 본인이 대통령이 되려는 꿈이 확고하다면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한 분야에 대한 전문성만을 내세워서는 대통령 자리를 맡기 위한 가치를 증명하기 어렵다는 부분을 인지해야 한다. 과거 선거에서의 사례 등을 통해 유권자들이 원하는 정치인의 생존법은 미사여구를 지우고 알맹이를 꺼낼 수 있는 후보라는 사실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대선에 나선 후보라면 자신이 정치적 생존만을 위해 알맹이 없는 미사여구를 남발하는지, 유권자에게 보여주기식 포장에만 집중하고 있는 정치인인지를 먼저 돌아볼 때다. 현재 추구하는 정치적 방향과 본인의 생각이 일치하는지도 고민할 시점이다. 안전·복지·교육·주택 등 후보자들이 생존을 위해 내놓는 정책들이 우리나라의 발전과 직결된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말을 꺼내기에 앞서 본인이 바라는 정치의 방향과 제시할 정책이 우리의 미래에 도움이 될지를 먼저 고민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조문식 국회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