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불법 출국금지' 수사 외압 혐의로 기소된 이성윤 서울고검장이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선일)는 23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고검장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어 이 고검장은 불출석했다.
이 고검장 측은 공판 직전 입장문을 내고 "공소장의 기재 자체에 따르더라도 김 전 차관 출국금지 과정에 개입은 피고인과의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피고인은 안양지청의 수사에 개입한 사실이 없으며, 공소사실은 피고인의 행위가 아닌 부분도 마치 피고인의 행위인 것처럼, 또는 피고인이 공모해서 한 것처럼 적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판 중에는 검찰과의 불꽃 공방이 이어졌다. 검찰이 공소사실을 설명하자, 이 고검장 측은 공소장에 등장하는 전·현직 검찰 고위 간부들을 공범으로 보는지 물었다. 검찰이 관련자들의 기소 여부를 정확히 언급할 수는 없다는 취지로 답하자 "공소 사실이 불명확하거나 길게 작성돼 있다는 점 자체가 자신 없는 공소장"이라고 공격했다. 이 고검장에 대한 다음 준비기일은 9월 6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이 고검장은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던 2019년 6월 수원지검 안양지청이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의혹과 관련해 이규원 당시 대검 진상조사단 검사를 수사하겠다고 보고하자 외압을 가해 중단시킨 혐의를 받는다.
이 고검장이 이규원에게 긴급 출금 권한이 없고 당시 허위 내사번호로 사후 승인 요청서를 작성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직권을 남용해 안양지청에 수사를 중단하도록 압박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혐의도 있다.
이성윤 서울고검장이 지난 6월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