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정부가 현 중학교 2학년이 고등학교에 들어가는 2년 뒤부터 수업을 선택 수강하는 고교학점제를 일부 적용한다.

 

교육부는 23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고교교육 혁신 추진단 회의에서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적용을 위한 단계적 이행 계획’을 발표했다.

 

이행 계획에 따라 2023학년도 고교 1학년부터 교육과정에 학점제가 일부 적용된다. 고등학교 수업량 기준인 ‘단위’가 ‘학점’으로 전환되고 고교 3년간 총 이수학점은 기존 204단위에서 192학점으로 조정된다. 교과 및 창의적 체험활동 학점 역시 각각 174학점, 18학점으로 조정된다.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 이전에는 단위가 학점으로 용어만 바뀐 상태를 유지하다가, 오는 2025년 전면 적용 이후부터는 1학점당 이수시간도 줄인다. 따라서 기존 3개 학년 동안 2890시간인 총 수업 시간이 2023~2024학년도에는 2720시간, 전면 시행 때는 2560시간으로 줄어든다.

 

교과 수업 횟수는 감축되지만 현행 수업 일수 190일 이상은 유지해 학교가 교과 융합 수업, 미이수 보충지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자율적으로 운영하도록 했다.

 

아울러 그동안 고교학점제 연구·선도학교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최소 학업성취수준 보장 지도가 모든 학교에서 국어, 수학, 영어에 대해 실시된다. 최소 학업성취수준 보장 지도는 학점 이수 기준인 학업성취율 40%를 기준으로 미이수 예방 지도, 미이수 학생 보충과정을 운영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2025년 전 과목에 도입되는 미이수제를 앞서 대비하려는 취지다. 전면 도입 이전에는 학생 성적을 미이수 처리하지 않고 미이수 수준에 도달하지 않게 방지하거나 도달했을 경우 학력을 보충해준다.

 

고교학점제가 보다 구체화되자 업무량이 늘어나게 되는 교사들은 교육부가 교원 수급 정책을 다음 정권으로 미룬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양대교원 단체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는 이날 논평에서 "교원 확충 등 선결과제 이행은 다음 정권으로 미루고 고교학점제 확대에만 골몰하는 교육부는 진정 고교학점제의 취지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가"라고 반문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역시 입장문에서 "고교학점제 도입의 제1조건인 정규교원 확충은 여전히 ‘새로운 수급 기준 적용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고, 농어촌 학교의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교원 추가 배치도 ‘검토 예정’이라고만 하는 등 모호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교육부는 학점제를 고려해 교사를 늘리는 정책을 지속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내년 교원 수급 정책을 수립할 때는 학점제를 좀더 고려해 교사의 늘어난 업무량을 고려해 교원을 배정하겠다"고 말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